하윤수 "일부 교육정책 우려 목소리 높아", 김성태 "교육감과 연관된 인사가 학교 정치화"
  •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18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하윤수 교총 회장,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사진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는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18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하윤수 교총 회장,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사진기자

    "국회에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선생님들이 열정을 갖고 교육활동에 헌신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뒷받침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하윤수 교총 회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길>을 주제로 2018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교례회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사회 각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기적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의 힘 덕분"이라며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 교육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났다. 정부의 어떤 교육 정책은 우리 교육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기도 했지만, 몇몇 정책은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며 "학교와 함께하는 교육개혁, 국민이 공감하는 교육개혁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는 정책은, 사실상 정부의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논란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7일 '교육공무원임용령'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자율학교·자율형공립고 중, 자격 미소지자 교장공모 학교 비율을 신청 학교의 15%로 제한한 조항을 삭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조항이 삭제되면 경력 15년 이상의 교사들은 누구나 교장에 지원할 수 있다.

    이에 교총은 "교육부의 이러한 결정은 끊임없이 노력하며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교원들의 사기를 꺾을 뿐만 아니라 학교 운영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며 집단 반발, 지난 4일부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철회 집회를 벌이고 있다.

    다만 하 회장이 "몇몇 정책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은, 연초 사회 각계 인사들이 모인 교육계 최대 행사의 분위기와 취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 회장에 이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정부와 함께 우리 교육부도 그간 잘못된 정책과 뒤틀린 행정을 바로잡는 동시에, 혁신교육과 교육복지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모든 아이를 모두가 함께 키우는 좋은 나라로 일구는 데 앞장서겠다"고 축사하면서, 신년교례회는 편안한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 ▲ 2018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사진기자
    ▲ 2018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사진기자

    하지만 다음 축사를 맡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교총에 큰 걱정이 있다고 들었다"고 발언하면서 잔잔했던 장내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초 교장공모제는 능력있는 교장을 임용해서 현장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그 결과는 교육감과 연관된 인사의 수단으로 악용됐고 학교를 정치화했다는 게 현장의 현실이라고 들었다"며, "학생 교육에 매진하기보다는 손쉽게 승진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교육감에게 잘보이기 위한 코드 맞추기식 활동을 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상곤 장관께서도 이 자리에 와 계시지만, 교육부는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교사들과 우리 자녀들이 편향된 정치이념에 휩쓸려선 안 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정책을 '영어양극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성태) 대표께서 말씀하신 교장공모제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영어교육 금지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교육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와 거꾸로가는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어양극화'라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산층이나 저소득층 자녀들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 8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가 발표했던 여러 교육정책은 새로운 시도를 하려 했던 것으로 이해하지만, 올해는 교육이 중심을 잡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모토가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것이다.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 인재로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것, 나눔 배려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천과정에 따른 정책에 대해서는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야당 의원들께서 오늘 (이견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는데, 저는 여당 의원으로서 고언(苦言)으로 여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