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장서는 희망적 메시지 오가지만 곳곳에 암초…野도 신중한 태도 주문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문 대통령은 이날 대화 용의를 밝힌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문 대통령은 이날 대화 용의를 밝힌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9일 오전 진행중인 남북고위급회담의 결과를 긴장속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회담에 대한 내용은 결과가 나온 이후 판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남북 고위 대표단은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만나 평창올림픽의 북한 대표단 참가 여부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남한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5명이, 북측에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인 리선권 수석대표와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 5명이 배석했다.

    리선권 수석대표는 회담에 앞서 "남북 당국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온 겨레에 새해 첫 선물을 드리는게 어떤가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날 협상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남북한의 대화는 대부분 '마라톤 협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2015년 8월 있었던 남북 고위급 회담은 22일부터 25일까지 무박 4일 간 진행됐다. 당시에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하던 상황이었다.

    리선권 수석대표가 대남강경파에 속하는 부분 또한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리선권 대표는 지난 2011년 2월 남북 고위급군사회담에 앞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적이 있는 인물이다. 당시 리 대표는 "천안함 사건은 우리와 무관한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남측이 연평도를 도발의 근거지로 만들었다"고 했다.

    남한이 이미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키로 한 상황이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난점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해야하지만 평창올림픽 개최 이전에 북한이 원하는 카드에 호응을 해준 모양새여서다.

    이에 따라 야당에서도 북한과 신중하게 대화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지난 8일 "북의 평창올림픽 단일팀 구성이라는 위장 평화공세에 남북문제와 동북아의 가장 핵심 이슈인 북핵 문제가 잊혀버리고 있다"며 "냉철함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