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반대한다면 안했을 것"… 경선 앞두고 권리당원 상대로 文心에 호소
  •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당위원장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당위원장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문(친문재인) 핵심 중의 핵심인 '3철' 중의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경기도당위원장 사퇴와 함께 경기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당위원장직이 마치 도당의 공천권을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내려놓는다"며 "오늘 (사퇴) 이후 자유스럽고 부담없는 상태에서 경기도지사 경선 준비에 적극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출마선언으로 전해철 의원은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그리고 경선을 통과할 경우 오는 6월 13일 치러질 본선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승부가 예상된다.

    그 중 이재명 시장과의 당내 경선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여왔다. 전해철 의원이 이날 당직 사퇴 시한(2월 13일)을 한 달여 이상 남겨놓고, 도당위원장 사퇴와 출마선언이라는 '때이른 승부수'를 띄운 것도, 여론조사 상의 열세를 뒤엎을만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출마선언 직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전해철 의원은 여론조사에서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경선 상대인 이재명 시장과의 승부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전해철 의원은 "인지도에 기한 지지도는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2~3개월 안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역대 광역단체장 선거를 보면 초반 인지도가 역전되는 경우가 많고, 경선은 여러 변수가 있다"며, 권리당원 50%·여론조사 50%인 '경선 룰'에 관해서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고 중앙당 결정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대체로 일반국민여론조사는 인지도에서 앞선 이재명 시장에게 유리한 반면 권리당원투표는 친문 핵심 중의 핵심인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의 한 명인 전해철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날 취재진과의 문답에서도 전해철 의원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문심(文心)에 호소하면서 이재명 시장을 겨냥한 듯한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전해철 의원은 "(내가 도지사에 나가는 것을) 일일이 (대통령에게) 여쭙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반대한다면 당연히 안했을 것"이라고 사실상 문심을 등에 업고 있음을 시사했다.

    나아가 "대선경선 후보로 유력하게 활동했던 분이 당에 오지 않고 밖에 있는 게 당을 위해 맞는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그런 전략적 사고도 이번 지방선거 후보를 결정하고 경선을 할 때 잘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을 위한 '전략적 사고'까지 해야 하는 것은 일반국민이 아닌 민주당 권리당원의 몫이다.

    결국 이재명 시장이 도지사라는 행정직을 계속하는 게 아니라,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재·보궐선거 등에 출마해 당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권리당원들이 경선에서 알아서 표를 던져달라는 의미인 셈이다.

    '문심'까지 시사한 이상 적극적으로 유리한 경선 구도를 만들어갈 뜻도 내비쳤다. 전해철 의원은 안민석 의원 등 경기지사 출마예상자들과의 교감을 통해 이재명 시장과의 1대1 승부를 위한 후보단일화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해철 의원은 "본선 경쟁력이 있는 분을 뽑는 게 중요하다"며 "(안민석 의원과도) 여러 가지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