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지사, 인터뷰서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 돌발 제안피겨팀 남북 단일화 이루려면 사실상 페어팀 출전권 내줘야
  • "우리는 남녀 싱글하고 아이스댄싱이 있는데 남녀 페어가 없습니다. 반면 북한은 남녀 페어에서 참가 자격을 얻어 절묘하게 돼 있습니다. 피겨 종목이 남북 단일팀을 꾸리기에 제격입니다."

    최문순(사진) 강원도지사가 지난 2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한달 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의향을 내비친 북한과 남북 피겨 단일팀을 만들자는 돌발 제안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중국 쿤밍(昆明)에서 열린 남북 간 비공개 회동에서도 북측에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 지사는 이날 방송에서 우리나라는 남녀 페어 출전권이 없기 때문에 북한과 피겨팀 단일화를 이루면, 4종목 출전이 가능해진다는 논리를 거듭 내세웠다.

    그러나 최 지사의 주장과는 달리, 북한이 갖고 있던 피겨 페어 출전권은 이미 차순위 국가였던 일본에게 넘어갔고, 반대로 우리나라는 자력으론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개최국 쿼터'로 페어 종목 출전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남녀 페어팀 대표인 김규은-감강찬 조가 평창을 목표로 맹훈련을 거듭 중인 상황.

    이런 가운데 북한이 '와일드카드'를 받아 우리나라 피겨팀과 단일화를 이룰 경우, 사실상 김규은-감강찬 조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최 지사의 발언은 국내 피겨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최 지사가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이런 돌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선수들은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페어팀의 김규은 선수는 한 매체와 "우리나라에 이미 남녀 페어팀이 준비돼 있다는 사실조차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것 같아 슬프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한 분위기로 흐르자 최 지사 측은 "인터뷰 중 개인적인 의견을 낸 것일 뿐"이라며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