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北당국, 주민들에게 반중감정 고취 교육”
  • ▲ 최근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에게 노골적인 반중감정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3월 공개된 김정은의 반중 발언. ⓒMBN 당시 관련보도 화면캡쳐.
    ▲ 최근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에게 노골적인 반중감정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3월 공개된 김정은의 반중 발언. ⓒMBN 당시 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김정은 정권이 “북한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중국의 배신 탓”이라며 주민들의 반중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4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의 대북제재로 생활난이 가중되면서 노동당을 향한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모든 책임을 중국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주장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2017년 12월 노동당 중앙의 지시로 열린 청진시 동 단위 여성동맹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라는 당부가 있었다”면서 “이때 국내외 정세강연이 있었는데, 연단에 나선 여성동맹 간부가 이를 설명하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을 했는데 여과 없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연단에 오른 송평 구역의 한 여성동맹 간부는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술렁이기도 했다”면서 “일본을 백년 숙적이라고 하고 중국을 천년 숙적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소식통들은 최근 북한 내 반중감정이 고조된 것은 노동당 중앙에서 진행하는 회의와 국내외 정세강연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동맹 회의에서 반중감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북한의 가정이나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중국산 생필품으로 살아가고, 장마당에서는 중국 돈이 통용되는 상황에서 생활난이 심해지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노동당 중앙으로 쏠리는 것을 모면해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노동당은 예전에도 주민들에게 반중정서를 주입 교육한 적이 있었어도 매우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표현을 사용했었다”면서 “당시에는 국경 지대 군인과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국내외 정세 분석 발언을 하면서 은근히 중국을 비판하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노동당 중앙이 중국을 천년 숙적이라고 대놓고 비난하자 북한 내부에서는 ‘북한의 경제권을 장악하다시피 한 중국을 배척해서 뭘 어쩌자는 것이냐’는 반응과 ‘북한의 자주성을 내세우고 표리부동한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응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북한 주민들의 반중감정이 반일감정보다 큰 것이 사실”이라며 “노동당 중앙이 의도적으로 반중감정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계속되는 경제난 때문에 ‘일제 때가 좋았다’고 말할 정도로 현실에 대한 불만이 크다”면서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려운 처지에 빠진 것을 기회로 이윤만 추구하는 속 검은 돼지’라고 부르며 비하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데 따르면, 북한에서는 ‘반중감정’을 고취시키려 노력 중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정치권과 정부가 앞장서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키우려 노력하는 것 같은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정치권과 정부가 ‘반일감정’을 키우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의견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