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 중도보수통합에 민주·한국 무관심한 척 하면서도 '경계'민주당은 제1당 타이틀 뺏길까… 한국당은 지지율 3등으로 떨어질까
  • ▲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본회의 개최를 합의하고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본회의 개최를 합의하고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보수통합 움직임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소위 '양극단 기득권 세력'이라고 일컫는 두 당은 겉으로는 심드렁한 반응이지만, 속내는 나름대로 복잡한 모습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2월 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은 반발하며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중도보수통합 신당을 평가절하하면서도 동시에 경계하는 모습을 비췄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난 그런 야바위에 흥미가 없다"고 했고,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정치권에서만 시끄러운 이슈"라며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발(發) 정계개편이 지방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민주당과 한국당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제1당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현역 의원만 2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도보수통합이 본격화되면 한국당으로 복당을 희망하는 바른정당 내 의원들도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다가온다. 민주당은 한국당에게 1당 지위를 뺏길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현재 민주당 의석 수는 121석, 한국당 의석수는 116석으로 5석 차이다. 원내 의석수는 선거기호 순서를 뒤바꾸는 등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지는 의미가 작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제1당 타이틀이 갖는 무게가 상당히 크다"며 "지금은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을 안 받아준다고 하지만, 제1당을 유지하기 위해 결국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가 신당을 창당하면, 협상이 요구되는 여당 입장에서 계산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중도보수통합 움직임이 신경쓰이기는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앞서 한국당은 바른정당에서 복당을 희망하는 의원이 2명 이상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럼에도 최근 진행된 각종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통합정당의 지지율이 한국당 지지율을 넘어서는 결과가 속속 나왔다. 이 때문에 한국당도 통합 시너지에 밀려 지지율 3등으로 내려갈까 우려하는 눈치다.

    한국당 관계자는 "(중도보수신당이) 신경은 쓰인다"면서도 "지난 신년 여론조사는 컨벤션 효과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는 야당이 약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중도보수신당의 등장이 예상 밖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장 우리 지역구에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국회의원 지역구를 쪼개서 뽑는 시·도 의원의 경우에는 보수 정당으로 표가 이탈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도 의원은 그 지역구 국회의원의 지역 기반을 관리하는 역할이 강한데, 기초 의원을 많이 빼앗기면 국회의원도 타격이 생긴다"고 했다.

    다만, "우리는 통합이 안 된다고 보고 있고, 된다고 해도 호남 의원들이 국민의당에서 나가면 파괴력 있는 신당이 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