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핵 3개월' 시한은 다가 오는데...
  •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신년사에 이어 “남조선은 수치스러운 외세 의존 정책과 결별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 동맹과 국제공조를 그만두고 자기들과 한 패가 돼야 한다는 소리다. 누구 좋으라고? 너희들 평양 것들 좋으라고? 노(no)다,

수치스러운 게 뭔지나 아나? 진짜 수치스러운건 21세기 대명천지에서 아우슈비츠 같은 정치범수용소나 운영하고 있는 너희들 평양 것들이다.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목숨 걸고 두만강 넘어 야반도주를 할까? 명색이 정권이라면서 수치스럽지도 않은가? 

문제는 대한민국 안에도 평양 것들의 이런 ‘민족’ 운운 꼼수에 혹하는 떼거지가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괴물이나 미친 X은 항상 있는 법이다. 정작 큰 문제는, 그런 괴물이나 미친 X하고 친구가 되는 게 게 마치 ‘민족적’이라는 양 생각하는 부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8. 15 해방공간 이래 계속.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유사(類似) 천황제’는 바로 이런 ‘쓸모 있는 바보들’ 덕택에 70여 년을 버틸 수 있었다.

김정은 신년사의 취지는 그래서 다른 뜻이 아니다. “남조선의 쓸모 있는 바보들이여, 나 김정은이 ‘민족'의 이름으로 고하노라. 지금 당장 한-미 동맹을 등지고 우리에게 붙어라”는 뜻이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대한민국 내부에, 그리고 한-미 사이에 일대 갈등의 불씨를 던져보겠다는 속셈이다.

평창올림픽 시점은 공교롭게도 미국 CIA가 “앞으로 3개월 안에 북한은 핵전력을 완비할 것이다”라고 한 시한(時限)과 엇비슷이 맞아떨어진다. 북한 핵에 대한 미국의 최종적인 대응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한-미 공조에 금이 가게 만들겠다는 수작이다. 아울러 우리 내부에도 대북정책과 한-미 관계를 둘러싸고 격심한 분열이 일어나길 기대했을 것이다.

야당은 힘이 모자란다. 자유민주 진영도 재정비가 돼 있지 않다. 대중은 이런 데 무관심하다. 사회 각계에선 그야말로 ‘쓸모 있는 바보’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민족’ ‘민족적’ ‘민족공조’ ‘평화적’ 운운 하는 소리에 휩쓸리는 ‘배운 무식 꾼’들도 차고 넘친다. 대한민국이란 해가 각일각 수평선으로 떨어지고 있는 형세다. 지금으로선 이 조락(凋落)을 막을 대항력이 아무 데도 보이질 않는다.

임진왜란 때 조선이 망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을 두고 징비록의 필자 류성용은 ‘하늘의 도움‘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하늘의 도움이라... 
오늘의 사점에도 그런 게 또 있을 수 있을까?
유유창천(悠悠蒼天)은 말이 없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8/1/3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