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도 몰랐던 '사회주의 헌법' 누가 몰래 만들었나

종횡으로 보고·회람 않은채 극비리에 마련… '혁명공약'도 아닌데 왜?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1.03 08:52:38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전경.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유시장경제가 사라진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의 개헌안이 개헌특위 위원장도, 자문위의 공동위원장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문위의 각 분야를 담당하는 자문위원들이 종(縱)으로도, 횡(橫)으로도 서로가 하는 작업을 알지 못한 채, 비밀리에 상호 간의 의사연락 없이 개헌안을 마련해야 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던 것인지, 그 의도를 놓고 의아함이 커져만 가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받는 개헌특위 자문위의 개헌안을 정작 개헌특위 위원장이나 공동자문위원장은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자문위 개헌안은 헌법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를 삭제했다. 통일 정책의 전제를 규정한 현행 헌법 제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도 "민주적 기본질서"로 변경해, 사회민주주의에 의한 통일도 가능하게끔 길을 열어뒀다.

경제·재정 분야에서는 법률 입법에서조차 논란이 됐던 사안이 대거 헌법의 범주로 포섭됐다. "사회적 경제" 관련 내용도 자문위의 개헌안에 포함됐다.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개헌특위 자문위의 개헌안) 자료가 있거나 보고받거나 한 게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공동자문위원장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이번 개헌안이 시계열을 거꾸로 돌리는 사회주의적 방향으로 갔다"며 놀라움을 토로했다.

특위위원장도, 공동자문위원장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체제 변혁을 의미할 수도 있는 개헌안이 극비리에 마련된 셈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몰래 혁명공약을 찍는(인쇄하는) 것도 아닌데, 왜 위원장이든 누구에게든 보고·회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개헌안이 마련됐는지 모르겠다"며 "뭔가 켕기는 게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문제가 된 기본권 분야와 경제·재정 분야에 헌법 전문가나 헌법학의 권위자가 아닌, 개헌과 전혀 무관하고 관련 지식도 없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대거 자문위원에 포함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권 분야는 △고문현 숭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변호사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 △김창수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순성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 △신필균 헌법개정여성연대 대표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정성헌 한국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조소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문했다.

경제·재정 분야는 △김호균 명지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 △박갑주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장용근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문위원으로서 자문했다.

자문위의 개헌안과 관련,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국가 체제의 근간이 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헌법 전문에서 사라졌다"며 "경제 조항에서는 자유시장경제 대신 사회적 경제가 강조됐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개헌이라는 가면을 쓰고 뒤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의도"라며 "문재인정권은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드는 것이 5년 임기 동안의 목표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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