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9일 판문점서 고위급 회담 갖자" 제안

시간·장소 역제안도 환영…신년사 계기로 '남북해빙' 착수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1.02 15:52:38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브리핑을 갖고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갖자"고 북한 측에 제의했다. ⓒ정부 e-브리핑 중계화면 캡쳐.


지난 1일 김정은의 신년사에 환영의 뜻을 밝힌 문재인 정부가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통해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정은의 신년사를 언급하면서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측 참가 등과 관련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을 감안했다”면서 “남북이 마주 앉아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참가 문제 협의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어 “정부는 시기, 장소, 형식 등에 구애됨이 없이 북측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면서 “남북 당국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서는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이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보며, 이를 통해 회담 의제, 대표단 구성 등 세부 절차에 대해 협의해 나갈 것은 제의한다”고 덧붙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짧은 발표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북한에 대한 대화 제의는 미국과 사전에 논의한 것이며, 북한과는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의 수석대표로 통일부와 청와대 가운데 어느 쪽에서 맡을 것인지, 그 직급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협의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최문순 강원지사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북한 측과 중국에서 접촉한 데 대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 많은 경로로 북측에 참가를 권유하는 노력은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북측이 참가와 관련해서 어떤 신호를 보낸 것은 현재까지 없었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또한 “북측이 그들 나름대로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시기, 장소, 형식을 제안해 온다면 우리로서는 긍정적인 입장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북한 측이 원하는 대로 회담에 응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다만 북한이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응할 경우 논의할 주제와 관련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일단 집중하고, 이것이 향후 남북 회담으로 이어진다면 그때 가서 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복원 등으로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도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검토’의 전제 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美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내세운 것을 회담 주제로 들고 나올 경우 이를 논의할 가능성이 없지 않음을 내비쳤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측도 회담에 나오는 의도나 목적이 있을 것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는 문제와 관련해 그런 협의를 제안했기 때문에 북측도 그런 협의를 준비해 나올 것으로 생각되고, 그런 의제에 저희가 협의를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저희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오고 있고 오늘 우리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당국자 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협의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회담 주제로 논의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북한 측에 회담 제의를 하기 전에 한미연합훈련 연기에 대해 미국과 확실하게 조율한 뒤에 회담을 제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한미연합훈련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연계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 이상으로는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조명균 장관의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은 통일부 차원이 아니라 청와대의 주도 아래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및 ‘美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전제조건으로 걸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불과 하루 만에 모든 검토를 마치고 김정은 정권에 손을 내민 것을 보면, 통일부 자체적인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질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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