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꼼수를 환영? 맘대로 제갈길 가 보라
  • 한국-한국인 어느 길을 택할 건가?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하며, 미국의 핵 장비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일체 집어치워야 한다” 

    이건 평창 올림픽 참가용의를 밝힌 김정은의 신년사가 내세운 전제조건이다. 

    이 신년사에 대해 청와대는 이렇게 반응했다. “오늘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고 이를 위한 남북관계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김정은이 요구한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라고 한
    대목에 대해서는 쓰다달다 말이 없었다.

    그래서 묻는다. 

    청와대는 이 대목에 대해 예스(yes)인가, 노(no)인가? 어쩌면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훈련을 중단하자던 이왕의 입장을 재확인할지 모른다. 

    일부 세력은 ‘평창’이 지난 후에도 한-미 군사훈련을 영구히 그만두라고 할 것이다. 정부 안에는, 그리고 여당 안에는 그런 주장을 속으로든 겉으로든 펼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궁금하다.

    이제 한국인들은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미 동맹, 대북 국제공조 쪽에 설 건지, 아니면 이에 등 돌린 채 김정은-중국-러시아와 공조하는 쪽에 설 건지.

    이 선택에서 중간은 없다. 중간 어쩌고 했다가는 양쪽에게 다 얻어터질 것이다.

    한-미 동맹과 국제공조 편에 서면 우리는 대한민국 본연의 정체성 그대로 계속 살 것이다. 반대로 김정은-중국-러시아와 짝짜꿍이 되면 한반도는 거대한 대륙 전체주의-반(反)자유 세력권의 막창자 꼬리로 흡수될 것이다. 골라들 보시라 어서. 아무도 말릴 사람 없다. 제 갈길 제가 택하겠다는데, 누가 뭐라 한들 그게 먹히겠나?

    한반도는 남태평양 한가운데 있지 않고 동아시아 대륙의 벼랑 끝에 매달린 채 중국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여 있는 아주 조그만 반도다. 그리고 그나마 우리 머리 위에는 핵으로 무장한 김정은 집단이 있다. 이런 남한국가로선 전체주의 아닌 자유민주주의로 살려면 미국 등 서방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손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협력을 ‘종속’이라고 욕하는 극렬분자들도 있지만, 이건 ‘종속’이 아니라, 원교근공(遠交近攻, 먼 우호적인 나라와 손잡고 가까이 있는 비우호적인 나라들을 견제하는) 계책일 뿐이다. 

    더군다나 미국-서방세계의 체제는 우리 체제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중국의 조공질서 안으로 편입되는 것이야말로 신판 존명사대(尊明事大)이고, 종속이다. 작금의 공산당 중국의 오만무례와 횡포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서도 그걸 모르겠다면 그거야말로 대책이 없다. 

    한국의 정부 여당 야당 국민은 중대한 기로 앞에 서있다.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동맹국과 전 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8/1/1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