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환골탈태 위한 개혁의 길 중심에 서… 오로지 정책 승부만 남았다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홍준표 체제 반년, 혁신의 세월이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새로워지려 살가죽을 베어내는 아픔이 수반돼야 진정한 혁신이다. 그렇기에 혁신은 점진적일 수 없다. 

    자유한국당 대표가 된 지난 7월 이후 홍준표 대표는 오로지 ‘혁신’ 또 ‘혁신’을 외치며 외롭게 달려왔다. 

    홍준표 대표는 당의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동시에 가장 출혈이 큰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마쳤다. 홍 대표는 지난 29일 기자 송년 간담회에서 ‘당 대표 취임 이후 제일 어려웠던 일’을 묻자 “박근혜 출당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반년 단 한 번도 후퇴하지 않았다. 

    야전사령관을 자처한 홍 대표는 여당 체질 10년을 뜯어고치고, 박근혜 당, 국정 농단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전장을 누볐다. 

    홍 대표는 당무감사를 통해서 신인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었다. 당협위원장 62명이 컷오프 대상이 됐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당의 혼란만 가져올 뿐이라는 우려부터 ‘사당화’ 논란까지 비난이 쇄도했으나, 신인 등용의 문을 넓히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살기 위해 사지로 달려간 홍 대표에게 구성원들은 아픔이 너무 크다며 비난의 화살이 돌렸다. 7.3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한명을 제명하는 과정에서는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당무감사에서 점수가 미달될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이번 감사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뜬금없이 홍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표를 마초라 부르고, 북한 독재자들에 비유했다. 반년 동안 숱한 당 지도부 회의를 통해 머리를 맞대온 동료의 배신이었다. 혁신의 전장 위에서 홍 대표는 내부 총질에 몸살을 앓았다.

    전장은 외로웠다. 역대 지도부와 현재 지도부를 비교해 보면 당의 열악해진 현실을 알 수 있다.

    2014년 7·14 전당대회로 김무성 대표 체제가 성립했을 당시 최고위원은 서청원,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의원 등 쟁쟁한 다선 중진 의원이었다. 지난해 8·9 전당대회를 봐도 이정현 대표, 최고위원에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의원에 여성으로 최연혜 의원이 들어갔다. 최소 재선이거나 원내인사들이었다. 

    반면 7·3 전당대회에서 꾸려진 지도부는 홍준표 대표를 필두로 최고위원은 거의 원외거나, 다선 중진의원이 일부 있더라도 시선을 지방선거에 두고 있어서 당 재건의 중책을 짊어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만신창이가 된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재건하는 짐이 홍준표 대표의 어깨에만 올라가 있었다. 당 재건 방안과 정무적으로 예민한 내용을 툭 터놓고 고민할만한 동료 지도부 인사가 없었다. 홍 대표의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반년 왔다. 공교롭게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거의 1년을 채우게 된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살가죽을 베어내는 인적혁신이었다면 새로운 반년은 지방선거 대비한 정책혁신의 길이 펼쳐진다. 

    제2기 혁신위원장으로 김용태 의원을 임명하며, 정책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홍준표 대표가 구상하는 정책혁신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엘리트·기득권·금수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정당에서 환골탈태해 서민·노동자·중산층 중심의 당이 되겠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당이 보인 이미지는 홍 대표 본인이 걸어온 길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홍 대표야말로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사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홍 대표는 14,000원을 들고 서울행 야간열차를 탔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런 그가 이제 자신과 같은 서민들을 위한 보수 정당을 천명했다. 

    다른 하나는 ‘미래 세대’다. 한국당 2기 혁신의원회의 캐치프레이즈는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이다. 오늘만 사는 대한민국이 아닌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에 맞서 국민의 세금을 흥청망청 써버리지 않도록 한국당이 앞장 서겠다는 뜻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제 지방선거 전까지 지속가능한 국가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비전’으로 승부해야 하고,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어쩌면 인적 혁신보다 어려운 길이다. 야전사령관 홍준표의 진짜 전장은 이곳이다. 그의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