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任과 崔, 청와대 외부에서 만난 것은 사실…중동 출장과는 별개 문제"
  • ▲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UAE에 가기 직전, SK 최태원 회장과 만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큰 틀에서 파트너십 강화'라고 했던 임종석 비서실장의 중동 출장에는 기업 관련 애로사항을 해결하려는 목적도 적잖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오후 "임종석 비서실장이 SK 최태원 회장을 청와대 외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의 만남과 임 실장의 UAE 방문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의 반응은 전날까지만 해도 UAE 관련 보도에 대해 강경하게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태도를 보인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 관계자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SK최태원 회장과 독대했다는 기사는 오보"라며 "대통령은 기업 대표나 오너 누구와도 독대한 사실이 없다. 정정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전 정부에서 UAE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은 양국간 포괄적 우호증진을 위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KBS〉는 29일 보도를 통해 "이명박 정부 시절 아랍에미리트와 체결했던 각종 공식·비공식 계약들을 현 정부가 조정하려는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 측이 반발했고, 지난달 초부터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보복이 본격화됐다"며 "특히 SK의 한 계열사의 경우 10조원의 정유시설 건설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까지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막고 아랍에미리트측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지난 9일 임 실장을 특사로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에 청와대가 그간의 설명과 달라진 입장을 낸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박수현 대변인이 임종석 비서실장의 중동행을 알리면서 "UAE와 레바논에 있는 해외 파병 병사들을 위로·격려하기 위한 취지"라 했고, 후에 원전 수주 무마설이 제기되자 다른 관계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때 관계가 소원해져, 이를 복원하러 간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논란이 계속되자 한병도 정무수석은 "임종석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청와대가 수차례 말을 바꾼 끝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기업 회장과 만났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에 야당의 국정 조사 요구 등 후폭풍이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청와대로 방문해 항의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UAE 의혹과 관련해 의원 조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차대한 중국 국빈 방문보다 파병부대 위문이 더 중요하단 말이냐"며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 대변인은 "임종석 비서실장은 국민적 의혹이 청와대를 덮어버리기 전에 UAE 특사방문의 전말에 대해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히라"며 "행여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겠지', '다른 이슈가 생기면 묻어지겠지'라는 오만한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