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봉주 사면 단행… "형평성 차원" 해명

서민생계형 사면 강조하면서도 원포인트 '예외'적용…이광재, 한명숙 등은 배제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29 14:50:52
▲ 29일 문재인 정부 첫 특별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정봉주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청와대가 정봉주 전 의원 사면 결정에 대해 "정치인 사면이 2차례 됐는데 그때마다 배제돼 형평성 차원에서 포함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날 법무부에서 발표한 사면 명단에 정봉주 전 의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국민의당·정의당 소속 의원 125명이 사면을 탄원한 것도 작은 영향을 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의 사면 결정의 이유에 대해 "17대 대선 사건으로 복역한 후 만기 출소했고 형기 종료후 5년 이상이 경과한 점, 그리고 2010년 8월 15일 특별 사면 관련 당시에도 정봉주 전 의원의 형이 미확정돼 배재된 점이 있다"며 "18대 19대 대선과 19·20대 총선, 5·6회 지방선거 등 상당기간 동안 제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이날 출범 이후 첫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특별 감면 조치와 병행해 실시된 이번 사면에 따라 6444명이 특별 사면됐다. 특별 감면 대상자를 포함하면 총 165만 명이 이번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청와대는 이번 사면이 서민 생계형 사면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경제인 사면은 사회 통합보다는 분열을 촉진하는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그런데 정 전 의원에는 예외를 적용, 정치인 중 유일하게 사면 대상이 됐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전체적으로 볼 때 이명박 후보자에 대한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그르치게 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을 가진 사실을 공표했다"라고 했지만, 야당은 '정치 탄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판결로 인해 정 전 의원은 당초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지만, 사면을 통해 정치를 재개할 수 있는 활로가 열렸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사면을 형평성의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사면은 법으로 형평성을 이미 다룬 사안에 대한 예외규정인데, 여기에 다시 형평성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법치주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정봉주 전 의원이 정치인 중 유일하게 포함된 것은 이명박 정부 때 일은 모두 다 뒤집어야 속이 시원한 이 정부의 삐뚤어진 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량한 준법시민들을 우롱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사면은 법치 파괴 사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법적·행정적 처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계형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고 재기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청와대가 스스로 밝힌 정치인과 경제인은 사면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유독 정봉주 전 의원을 사면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사면 대상중에 정봉주 전 의원과 용산 철거현장 사건 참가자들이 포함됐다"며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는 현재 집권여당 소속 복수의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불의한 정권에 의해서, 불의한 검찰과 사법에 의해서 살지 않아도 될 징역을 1년 살고 정치적인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고 했다.

나아가 "현 정부도 그 주장과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정 전 의원을 사면한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 도전이자 배임"이라며 "본래의 '서민의 부담을 덜고, 정상적인 사회생활 조기 복귀를 돕겠다'는 취지가 희석되는 면도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특별사면 인사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한명숙 전 총리도 이름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지만 결국 배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5대 중대 범죄에 포함됐기 때문"이라 했다. 이 지사는 안희정 지사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이어서 돈과 관련된 범죄라 배제했다"며 "한명숙 전 총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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