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서 인적청산 선긋고 "보수대통합" 강조
  • ▲ 자유한국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이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류석춘 전임 혁신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이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류석춘 전임 혁신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이 보수궤멸의 책임론을 묻는 인적 청산의 '조자룡 헌칼' 대신 문재인 대통령의 포퓰리즘에 맞서 보수통합을 꾀하는 '덧셈의 정치'라는 '새칼'을 꺼내든다.

    한국당 김용태 혁신위원장은 28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위를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이라는 기치 하에 포퓰리즘에 맞서 지속가능한 국가청사진 제시라는 정책혁신에 철저히 방점을 찍겠다고 천명했다.

    김용태 위원장은 "혁신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국당이 문재인정권의 포퓰리즘 독주를 막아내고 다음 세대에 지속가능한 국가를 어떻게 만들지 국민에게 청사진을 제시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철두철미하게 정책혁신에 매진해서 포퓰리즘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청사진을 만드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용태 혁신위'가 출범하면 지난 '류석춘 혁신위'의 미완(未完) 과제였던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黜黨)을 포함해, 다시 한 번 인적 청산의 피바람이 불지 않겠느냐는 정치권 일각의 예측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김용태 위원장은 본래 지난해 4·13 총선 참패 이후 정진석 당시 원내대표에 의해 혁신위원장으로 위촉돼 총선 패배 책임을 규명하고 인적 청산을 진두지휘하려다가, 기득권 친박 세력의 조직적 반발에 밀려 낙마한 바 있다.

    당시에 못 이뤘던 과제를 1년 반여 만에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인적 청산에 박차를 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었지만, 김용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시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김용태 위원장은 "지난해 내가 혁신위원장에 선임됐다가 3일 만에 물러난 이후, 대한민국 보수세력과 당, 그리고 내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지난해 혁신위의 임무였다면, 당연히 총선의 기록적 참패 원인을 진단하고, 책임을 질 사람에 대한 조치가 가장 핵심이었을 것"이라고, 당시 인적 혁신을 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류석춘 위원장의 1기 혁신위가 대선 패배 이후 한국당의 조직혁신과 인적 혁신을 이끌어왔다"고 평가하며 "2기 혁신위는 (과거 일에 책임을 묻고 인적 청산을 하기보다는) 프롬 나우(From Now), 지금부터 한국당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 책임을 묻고 쳐내는 '뺄셈의 혁신'은 지양하면서도, 외부로부터 새로운 보수의 피를 수혈하는 '덧셈의 혁신'은 인적 측면에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 자유한국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이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이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김용태 위원장은 "당내에 앙금이 남아 있지만 철두철미하게 정책혁신에 초점을 찍는다"면서도 "보수통합의 정신을 이어받아 보수대통합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빈 자리를 메워나가는 작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한때 자신이 몸담기도 했던 바른정당으로부터의 추가 복당(復黨)을 수용할 뜻을 적극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용태 위원장은 이날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패배하고나면 정당은 할 말이 없다"며 "이기기 위해서는 원칙과 변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언급했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인지도 높고 경쟁력 강한 현역 광역단체장을 보유하고 있는 바른정당으로부터 '보수대통합'을 해서 '빈 자리'를 메워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게 아닌지 추측되는 대목이다.

    물론 이와 같은 보수대통합은 앞으로 한국당 '김용태 혁신위'가 제시할 신보수주의의 가치에, 바른정당으로부터 탈당하는 인사들이 동의하는 가운데 복당하는 흡수의 방식이 될 전망이지, 유승민 대표가 주장하는 개혁보수와 원칙없이 버무려지는 방향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용태 위원장은 지난 9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기간 유승민 후보의 공약에는 탈원전·법인세 인상·고소득자 증세·최저임금 1만 원·근로시간 단축 등이 들어 있었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책과 차이가 없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유승민표 개혁보수'에는 비판적이기 때문에, 김용태 위원장이 앞으로 혁신위를 통해 제시할 신보수주의 가치는 이와는 결을 달리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에 동의하는 인사들이 보수대통합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용태 위원장도 이날 유승민 대표의 '개혁보수'에 관한 질문을 받자 "다른 정당의 가치지향에 대해 비판하기는 난감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움직일 수 없는 불변의 보수원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원칙을 견지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