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체회의 개최..'강규형 이사 퇴출' 중지 모아"업무추진비 유용 규모 크고, 이사로서 품위 훼손"
  • 사실상 KBS경영진과 이사장 교체를 저지해 왔던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야권 추천 인사인 강규형(사진) KBS이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임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방통위의 건의를 수용할 경우, KBS이사진 내 여야 구도는 6대 5로 역전될 전망이다. 현재 KBS이사진은 여권 추천 이사 5명, 야권 추천 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강 이사가 해임되고 여권 추천 이사가 새롭게 보궐 선임되면 이사회 주도권은 완전히 여권으로 넘어가게 된다. 

    강규형 이사 퇴출 수순..KBS이사진 여야 구도 재편

    이날 오전, 외부인사로 구성된 청문회를 열고 강규형 이사의 소명을 들어보는 청문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방통위는 오후 속개한 전체회의에서 찬성 4표, 기권 1표로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앞서 감사원이 KBS이사진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대한 감사를 실시, KBS이사장과 이사 9명이 1,200만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중 327만 3,000원을 부당사용한 강규형 이사의 해임을 건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측은 "KBS이사진에 대한 해임 건의 또는 연임 배제 등의 인사 조처를 요구한 감사원의 요구 사항을 듣고, KBS이사진 전원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했다"며 "강규형 이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규모가 컸고, KBS이사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이 인정됐다"고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강규형 이사가 사실상 '해임 수순'을 밟게 됨에 따라, 이인호 KBS이사장의 불신임과 고대영 KBS사장의 해임 절차가 조기에 단행될 공산이 커졌다. 앞서 MBC의 경우도 최대주주인 방송문회진흥회 이사진 구도가 재편되자마자 김장겸 사장의 해임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바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9월 4일부터 고대영 사장 등 KBS경영진의 해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