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전날 장제국 기습불출마… 洪, 徐와 만나 선거 관련 조언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27일 부산시청으로 함께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27일 부산시청으로 함께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내년 6·13 지방선거를 겨냥한 자유한국당 친홍(친홍준표) 핵심의 포석이 잇단 인재영입 불발로 어그러지면서, 구상 외에 있는 듯 했던 서병수 부산광역시장 등이 기사회생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7일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여의도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병수 시장의 지지율이 일반여론조사보다는 높게 나오지만 당선권에는 못 미친다"면서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서병수 시장에 '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얼마 전까지 부산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을 내비치며 사실상 서병수 시장 재공천 가능성을 배제하는 듯 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홍준표 대표가 부산을 찾기 전날 돌발적으로 터져나온 장제국 동서대 총장의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형으로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장제국 총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 부산 지역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장제국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사전에 그려놓았던 부산~울산~경남 권역의 후보 포진이 흐뜨러졌다"며 "인지도가 높은 현역 시장인 서병수 시장이 다시 '플랜 B' 내지 '플랜 C' 쯤으로 재진입하게 된 게 아니냐"고 내다봤다.

    실제로 홍준표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장제국 총장은) 본인이 정치에 뜻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모든 선거는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치를 수가 없다"고, '장제국 카드'에 완전히 미련을 접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서병수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제천 화재참사를 예로 들며, 지금이라도 유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부산 전역에 대대적인 소방점검을 하는 등 시민의 지지를 얻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서병수 시장을 포함해 누구라도 시민의 지지를 얻고 당선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간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탈당 뒤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하는 등 홍준표 대표와 날카롭게 각을 세우던 서병수 시장도 이날은 한 발 물러서며 부쩍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대표와의 면담에서 공천 가능성이 닫히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는 등 어느 정도 소정의 성과를 거뒀기에 자세 변화가 있게 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서병수 시장은 홍준표 대표가 귀경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현안과 화재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고 홍준표 대표의 조언을 들은 사실을 시인하며 "고성이 오가거나 얼굴을 붉힐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지율이 부진한 여론조사는 여당(더불어민주당) 지지층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으로 믿을만하지 못하다"며 "(부산시장 공천이) 정당한 경선으로 진행되길 요구했고, 전략공천을 한다면 나를 (공천)하면 된다"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