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폭 시나리오부터 평창동계올림픽·지방선거까지

  • 누군가에겐 끔찍한 절망이요, 누군가에겐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됐던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어느덧 마지막 석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교수신문이 2017년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발표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다.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이 불교 용어는 기실, 파사(破邪)보다 현정(顯正)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불어닥친 적폐청산의 '칼 바람'이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까지 계속되면서 올바른 법리(法理)가 구현되는 '현정'은 요원한 숙제로 남게 됐다.

    어수선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각종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고, 외교적으로 우리나라가 고립무원(孤立無援) 신세로 내몰리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새롭게 들어선 정권이 사정(查定)의 철퇴만 휘두르다 내치와 외치 모두 실패로 끝났다는 평이 파다한 상황. 과연 무술년(戊戌年) 새해엔 모두가 공감하는 정의와 평화가 실현될 수 있을까? 다가오는 '황금 개띠해'엔 보다 밝고 환한 뉴스가 전해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미루어 짐작되는 무술년 한 해 이슈들을 모아봤다.


  • 지방선거

    2018년은 선거와 함께 시작한다.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2월 13일부터 시작되는 관계로 여야 각당은 벌써부터 '선거 모드'에 들어간 상황이다.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집권 여당이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라면, 나머지 표밭을 두고 각축을 벌이는 야당들은 좌불안석,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통합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성탄 연휴도 반납한 채 막판 당론 조율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선 자유한국당으로 대변되는 보수당 측이 압도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달리고, 보수당이 사분오열된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야당의 선전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일각에선 총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절반 이상을 여당이 가져갈 공산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현 정권의 적폐청산 기조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도 제지를 당할 수도 있다. 야당에선 사정의 칼 바람이 정의 실현이 아닌, 정치 보복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반(反)적폐청산연대'가 무위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의회권력'을 상당 기간 여당 측에 내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 평창동계올림픽

    2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정치와도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2월 한 달 간 동계올림픽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평창동계올림픽이야말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정치적 이벤트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로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성공적 대회 개최를 통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각종 의구심을 불식시켜야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그동안 평가절하 된 문재인 정권의 '외교적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당면과제가 될 전망이다. 성난 늑대처럼 날뛰던 북한이 '얌전히' 스포츠대전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외교력'에 대한 재평가가 내려질 수도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참가 자체에만 신경을 쓸 경우 한미관계가 악화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 주도로 북한에 대한 전면적엔 제재와 압박이 가해지는 와중에 '보호대상'인 한국이 북한을 감싸도는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미국과의 탄탄했던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악재를 만날 수도 있다.


  • 미국의 북폭 시나리오

    최근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정부는 외교적으로 북핵 사태를 푸는 것에 매우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과 같은 '선제타격' 옵션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전 미국외교협회(CFR)가 내년 미국과 세계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북한을 지목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이 북한의 사이버 공격 배후설을 적극 개진하고 있는 것도 일종의 전쟁 명분을 쌓기 위한 일환이라는 얘기도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은 물론 사이버 공격까지 감행하고 있는 이상,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세계 열강에 강조하고, 중-러를 제외한 반(反)북한 연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리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폭 위기'의 최대 고비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독자적 북폭'에 나설 경우 한미동맹이 종전처럼 유지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같은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는 특단의 대착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북핵·북폭 위기와 '코리아패싱'을 극복하고 모두가 바라는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까.


  • 4차 산업혁명 열풍 계속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11대 주력산업전망'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IoT, 빅데이터, AI 등 반도체 수요 신규 산업이 확대되고, IoT 가전 신제품과 정보통신기기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등 신규 서비스 제품들이 확산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른 4차 산업 소비시장 증대도 예견되는 상황.

    중소벤처기업부가 △AI·빅데이터 △이동통신 △정보보호 △지능형센서 반도체 △ AR·VR △스마트가전 △로봇 △미래형자동차 △스마트공장 △바이오 △웨어러블 디바이스 △ 스마트홈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안전 △스마트 물류 등 15개 분야를 4차 산업혁명 대응 중점투자 분야로 선정, 내년에 1조 917억원의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4차 산업의 발전은 곧 노동시간의 단축을 의미한다. 계획대로 4차 산업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경우, 여가선용을 위한 스포츠 문화 산업이 발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체육시설 확충이나 기타 서비스제품의 등장으로 기존에 홀대 받던 직업군이 유망 직종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 이스라엘 화약고 터지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 외에도 미국이 긴장하고 있는 위험 요소는 바로 중동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롭게 부각된 중동 위기는 미국 정부가 스스로 자초한 면이 강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서 양측간 긴장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선언'을 두고 항간에는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밖으로 돌리고, 복음주의 크리스찬들과 유대인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번 발언으로 국제적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대인 진영과 중동 진영간의 갈등 심화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북핵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 자칫 중동발 화약고가 먼저 터질 경우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분산될 소지가 있다. 또한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 측에도 자극을 줄 여지가 있는 만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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