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규 명시된 당연직 모두 빠져… 김태흠 "홍준표 홍위병들로 구성돼"
  • ▲ 자유한국당 김태흠 최고위원(왼쪽)과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태흠 최고위원(왼쪽)과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당헌·당규를 어기고 이른바 친홍계(친홍준표)로 꾸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홍 대표의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당협위원장 인선을 담당할 조강특위 구성이 의결된 것에 대해 "홍준표 대표의 홍위병으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진행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와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의 독단과 전횡, 사당화 시도 의도를 분명히 파악했다"며 "앞으로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적극적으로 막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조강특위 구성이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며 "원천 무효"를 외쳤다. 

    당규 41조의 제30조 5항을 보면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의 협의를 거쳐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전략기획부총장 및 조직부총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7인 이내의 조직강화특별위를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이번 조강특위는 현(現) 당무감사위원장인 이용구 조강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홍문표 사무총장, 류석춘 혁신위원장, 정주택 중앙윤리위원장, 황선혜 전 숙명여대 총장, 이인실 전 변리사회 이사, 청년 대표(추후 발표) 등 7인으로 구성됐다. 

    홍문표 사무총장 대신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이 위원장을 맡았을 뿐 아니라, 당연직인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도 빠져있다. 

    김 최고위원에 따르면 홍문표 사무총장의 경우 외부인사가 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며 양보했다. 그러나 당헌·당규에 명시된 당연직이 빠져있는 구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김 최고위원의 입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또 "당 조직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 데, 외부인사로 구성해서는 홍준표 입맛에 맞고 홍 대표를 추종하는 사람들만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인식된다"고 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조강특위) 구성은 원천 무효"라며 "당내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다시 원점에서 조강특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본회의 직전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조강특위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한편 친박계로 불리는 김 최고위원은 계파 차원의 이익을 위해서 '사당화' 문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계파적인 생각을 가지고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며 "총재가 있던 단일 지도체제 때보다 더 홍 대표가 전횡 일삼고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제 친박계는 없다. 소멸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