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보내는 연말을 맞아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 맞이에 나선다.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연극, 뮤지컬, 전시 등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한 해를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연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더 라스트 키스'로 돌아온 황태자 루돌프의 마지막 사랑

'황태자 루돌프'에서 제목을 바꾸고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가 연인들의 '필람(필수관람)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라스트 키스'는 프레더릭 모턴의 소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가 원작이다.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가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 마리 베체라가 마이얼링의 별장에서 동반 자살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 합스부르크의 왕실을 그대로 재현한 화려한 무대세트, "모든 음악이 킬링 넘버"라는 극찬을 받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넘버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황태자 루돌프' 역에 카이·전동석·정택운(빅스 레오)·수호(엑소)가 출연하며, 여주인공 '마리 베체라'는 김소향·민경아·루나가 맡는다. 특히,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리더로 춤과 노래 실력을 검증받은 수호가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는 2018년 3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관람료 6만~14만원. 문의 1577-6478.

    마음으로 전하는 순백의 사랑…연극 '블라인드'

    연극 '블라인드'는 시각을 잃은 후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진정한 교감을 나누는 진실한 사랑 이야기다.

    자신의 아들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 '루벤'의 엄마 '여인'의 존재와 '루벤'에게 일어난 예상치 못한 기적은 '마리'를 불안에 휩싸이게 만들며 극적인 전개를 이끌어 나간다.

    국내 미개봉작 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동명의 네덜란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제 32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이번 초연에서 청년 '루벤' 역은 박은석과 이재균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루벤'과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며 사랑에 빠지는 여자 '마리' 역에는 김정민·정운선이 맡는다. 오로지 아들 '루벤'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엄마 '여인' 역은 이영숙·김정영이 연기한다.

    2018년 2월 4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관란료 3만5000~5만5000원. 문의 02-3672-0900.

  • '미라보 다리' 그녀…색채의 황홀 '마리 로랑생 展'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미라보 다리' 중에서)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명시(名詩) '미라보 다리'의 주인공인 마리 로랑생(1883~1956)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로랑생은 피카소의 소개로 모더니즘의 선구자이자 시인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5년간 뜨겁게 사랑을 불태웠다. 하지만 1911년 벌어진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에 아폴리네르가 연루되면서 두 사람은 헤어진다. '미라보 다리'는 아폴리네르가 로랑생과의 결별을 아쉬워하며 지은 시다.

    로랑생은 입체파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르주 브라크에게 재능을 인정받으며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피카소의 작업실이자 전 세계 젊은 예술가의 아지트기도 한 세탁선에서 여러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재능을 꽃피웠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리의 여성들을 화폭에 담아냈던 로랑생을 소개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70여 점의 유화, 수채화, 일러스트, 사진, 도서 등 총 160점의 작품이 출품돼 로랑생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다.

    '마리 로랑생展-색채의 황홀'은 2018년 3월 1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나인스토리, 예술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