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중도통합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해야" 비대위원장 맡나
  • ▲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안철수 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안철수 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의 중도통합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론'으로 기대받고 있는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귀국 일성을 통해 "당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티끌같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천명했다.

    손학규 고문은 21일 오후 6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을 통해 간극을 없애고 외연을 넓혀야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는 제7공화국의 건설에 중도통합세력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가 해야 할 소임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당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티끌깥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중도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에게 힘을 실으면서,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을 뜻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대표는 이미 전당원투표와 전당대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이 의결될 경우,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할 뜻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전당대회에서 중도통합이 의결된 뒤 통합과 관련한 실무를 수임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돼야 하는데, 손학규 고문은 비대위원장으로서 이 체제를 이끌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아가 통합의 일방 파트너인 안철수 대표가 2선후퇴하면 다른 파트너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또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게 되므로, 손학규 고문이 통합신당의 초대 당대표로 추대될 것이라는 시각 또한 상당하다.

    이날 귀국 현장에는 손학규 고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 외에도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 또한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과 관련해 당내 반발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자신이 나서서 수습과 중재에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손학규 고문은 "통합을 위해서는 당내 화합이 기본이고 우선"이라며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등 당내 인사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어떻게 극복하고 화합으로 나아갈 것인지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철수 대표도,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나름대로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며 "좋은 방향으로 매듭지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했다.

    다만 손학규 고문은 기본적으로는 중도통합이 실현돼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수습과 중재 노력은 통합반대파를 설득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당무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에 깊은 실망을 토로한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내 많은 의원들이 손학규 고문과 깊은 정치적 인연을 맺고 있는 만큼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학규 고문은 "내가 주장하는 제7공화국 건설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연립정부를 기초로 한 것이고 이것은 다당제를 기초로 한 것이니만큼 제3당인 국민의당 역할은 아주 막중하다"며 "그런 면에서 국민의당이 중도통합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당무위원회의의 전당원투표 부의 의결에 대해서는 "안철수 대표가 당무위에서 전당원투표를 제의했을 때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이후 전당원투표와 전당대회에서의 통합 의결까지 이미 '계산'이 서 있어, 중도통합이 절차적으로 강행될 가능성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