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년만에 민주당으로 옮겼나" 의혹에 김세용 "가입한 건 아냐"
  • ▲ 서울시의회.ⓒ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서울시의회.ⓒ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21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됐다.

    이날 청문회에서 시의원들은 공통적으로 김세용 후보자의 자격 문제를 거론했다.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임자였던 변창흠 전 사장에 이어 또 다시 교수 출신 인사를 발탁했다는 점에서다. 김세용 후보자는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찬종 시의원은 "일부 언론에 의하면 SH 직원들이 교수 출신 사장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한다"며 "변창흠 전 사장이 연임하지 못한 이유에는 블랙리스트 파동 등도 있지만 경영평가에서 계속 낮은 등급을 받은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동균 시의원 역시 "학교에서 강의하던 사람이 공기업 사장으로 간다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옳다고 보진 않는다"며 "전임자인 변 전 사장이 명예롭게 퇴직한 상황이 아님에도 연속해서 학자 출신이 공기업 사장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고 했다.

    시의원들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변창흠 전 사장의 김세용 후보자 추천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변 전 사장과 김 후보자가 서울대 환경대학원 동문 출신이자 서울시 정책자문단에 공동으로 소속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세용 후보자는 이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그간 건축과 도시개발 분야에서 일하면서 쌓아온 실무 능력을 좀 더 발휘하고 싶었던게 지원하게 된 가장 큰 계기"라고 답했다.

    이어 "논문에서 마케팅 등을 다뤄본 경험도 있고, 학교에서 경영에 참가해보기도 했다"며 "SH에 노조가 3개 이상인 것으로 아는데 최대한 소통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대학 경영은 총장이 하는 것이지 교수가 하는 것이 아니다"고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나아가 시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특정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보냈다.

    남창진 시의원은 "지난 3월 더민주 인재영입위원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께서 민주당에 영입된 것으로 나오는데 가입한 사실이 있느냐"며 "김 후보자께서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 간 박근혜 정부 제3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계셨는데 탄핵 무렵 고려대 국정농단 시국선언문에 동참했다"고 언급했다.

    또 남 시의원은 "SH 사장직은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정무적 판단도 중요한 자리인데, 박근혜 정부 1년만에 민주당 캠프에 간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추미애 대표를 만난 적은 있으나 당적 가입을 한 적은 없으며 저는 1997년부터 경신련 활동을 하면서 쭉 한 쪽에 있었는데 시류를 틈타서 그렇게 했던 것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유찬종 시의원은 "박원순 시장의 임기가 6개월 남았는데 만일 박 시장이 연임되지 않는다면 사장직 고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현재 박원순 시장은 3선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제까지 서울시장이 교체되면 서울시 산하 기관들의 수장도 동반 사퇴하는 경우가 관행적으로 있어 왔던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세용 후보자는 "제가 사장직에 공모한 것은 시장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시민을 바라보고 지원한 것이며, 어떤 분이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제 소신을 가지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의 최측근으로 연임이 유력시됐던 변창흠 SH 전 사장은 정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나' 이하 등급을 받아 기관장 연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연이어 올해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장에서 'SH 블랙리스트' 파문을 계기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SH 블랙리스트'는 공사 간부들의 정치성향과 박원순 시장과의 친밀도를 'OX'로 구분지어 인사 평가를 내린 정황히 담긴 문건이다. 해당 문건이 드러나면서 SH 내부는 상당한 파장에 휩싸였다. 현재는 신범수 주거복지본부장이 SH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