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데이' 만찬서 적폐청산 언급 全無 "사법적 문제될 것 없어 편안"
  • ▲ 이명박 전 대통령과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가 18일 이른바 트리플크라운데이를 기념하는 만찬장으로 들어서기에 앞서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이명박 전 대통령과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가 18일 이른바 트리플크라운데이를 기념하는 만찬장으로 들어서기에 앞서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이명박 전 대통령이 생일·결혼기념일·대선승리일이 겹친 날을 기념해 해마다 가까운 인사들과 가지는 기념 만찬에서 문재인정권의 적폐청산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정권의 억지 하명(下命)수사로 이뤄진 각종 영장 신청들이 줄줄이 기각되고, 어떻게 해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결할 적폐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것에 따른 자연스런 분위기로 보인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다스 관련 질문에 여유 있게 대응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는 19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전날) 회동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며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참석자 전원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생일과 결혼기념일, 대선승리일이 12월 18일로 겹친 것을 기념해 해마다 가까운 인사들과 만찬 회동을 가져왔다. 일부에서는 이날을 '트리플크라운데이'라 부르기도 한다.

    전날 만찬에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영우 국방위원장, 정진석 전 원내대표,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과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윤한홍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전 대표와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 한국당으로 복당한 조해진 전 의원 등도 참석해 간만에 범(汎)보수 대단결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적폐청산에 대한 우려의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은 채 화기애애한 자리를 가진 것은, 정부·여당의 하명 적폐청산 수사가 연달아 '헛발질'에 그치고 있는 흐름의 반영인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대표는 "민주당에서 하는 적폐청산몰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하기는 했지만 사법적으로 판단할 때 걸릴 게 없다"며 "우리로서는 그 점에 대해서 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은) 100% 없다"며 "범죄 사실이 있어야 포토라인에 세우든 할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대통령이 댓글 달아라, 댓글 어떻게 달았느냐, 보고해봐라 이런 이야기를 할 처지가 아니지 않느냐"며 "사이버사령부·국정원의 댓글이라는 것은 대통령과는 관계가 없는데, 그걸 갖고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운다면 그야말로 정치보복"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만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른바 다스와 관련한 질문에 "내게 물어볼 일이 아니다"라고 여유 있는 자세를 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재오 대표는 "자기 것이 아닌데 물어보니까 그걸 누구꺼라 그러겠는가"라며 "자기하고 관계없는 거니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느냐고 한 것"이라고 잘못된 질문을 맹목적으로 따라한 취재진을 조소했다.

    한편 이재오 대표는 최근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을 야성(野性)이라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며, 이러한 결과가 보수대통합의 흐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재오 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나 홍준표 대표는 체질이 원래 야당 체질"이라며 "당이 원체 엉망이라 그럴 뿐, 당이 제대로 정비되면 야당을 제대로 할 사람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친이라 그러면 2007년 경선 당시에 이명박 대통령 편에 섰던 사람들을 친이라고 하는데, 홍준표 대표는 원래 친이"라며 "홍준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형님동생하는 사이로 인간적으로 멀지 않은 사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재오 대표는 이로 인한 보수대통합 흐름의 촉진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결짓거나, 특히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대항으로 해석하는 시선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재오 대표는 "홍준표 대표와 나는 15대 국회의 소위 입성 동기로 10년 야당을 같이 한 사람들"이라며 "친하고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아니 제대로 된 야당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차원에서 통합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 중에 돈을 받은 게 있다거나 진짜 부패 혐의가 나온다면 자유한국당이 감싼다고 한들 감싸지겠으며, 그걸 누가 방어할 수 있겠느냐"며 "공연히 이명박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슨 당이 통합한다든지 이런 이야기는 여당(민주당)이 지어낸 말"이라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