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사들 "한국 교육은 불평등 경쟁 기반, 교육정책 실패 떠넘기면 안돼"
  • ▲ ▲ '평등한 학교를 위한 예비교사 공동행동'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모두의 권리를 위한 예비교사 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호영 기자.
    ▲ ▲ ▲ '평등한 학교를 위한 예비교사 공동행동'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모두의 권리를 위한 예비교사 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호영 기자.

     

    중등임용시험을 앞둔 예비교사들이 "기간제교사와 예비교사 간 갈등을 유발하는 한국교육제도의 모순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6명의 예비교사는 '모두의 권리를 위한 예비교사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교사가 겪는 어려움과 교육권 침해는 기간제교사들이 유발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도개혁을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이들은 "예비교사들은 임용고시 통과를 위해 암기 우선 교육을 받고 있고 주변 동료들과 경쟁해서 바늘구멍 같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며 "이는 불평등과 경쟁에 기반한 정부 교육정책 실패를 개인 경쟁으로 떠넘기기 위한 방책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예비교사는 "대학자율화로 인해 사범대 수가 너무 많아졌고 교원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경로도 많아 장기적인 재편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행 임용고시도 교육행정과 방법론 등 이론에 치중돼 있어 실습 위주 평가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46개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육학과·교직이수·교육대학원 등 관련 학과에서 매년 졸업하는 중등 예비교사는 3만여 명이다. 지난해 중등교사 임용고시 전국경쟁률은 10.73대 1이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모든 예비교사가 교원이 될 수 없다는 상황이 유감이지만, 장기적으로 사범대는 경쟁·서열에서 벗어난 목적형 교원양성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범대 통폐합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견에 함께 참여한 교직 15년차 교사는 "임용고사를 준비했던 시간은 인생의 암흑기로 기억한다"며 "도서관에만 묶여있던 그 시절 공부했던 내용을 교직생활에서 써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고 임용시험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출산율 감소로) 학생수가 줄긴 했지만 청소년 문제가 복잡해지고 수업시간도 많아지는 등 상황은 더 열악해졌다. 학교는 교사를 늘려야 하는데 기간제교사로 채운다. (교원)자격증 취득 시 의무발령하면 이런 문제도 없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20대 후반 취준생은 "(예비교사들이) 힘든 것은 알지만 학생수가 줄어들면 교사수도 줄어드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세무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은 "시험이나 경쟁 없이 교사 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고, 정작 그들이 나중에 제자들에게 암기와 경쟁을 안 시킬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