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공영노조 규모 운운...성창경 위원장 "그럼 정의당은요?" 역공
  • 10일 오후 국회 과방위의 KBS 국정감사가 열렸다.ⓒ뉴데일리 임혜진 기자.
    ▲ 10일 오후 국회 과방위의 KBS 국정감사가 열렸다.ⓒ뉴데일리 임혜진 기자.


    KBS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이 노골적으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편을 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KBS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방송파업 명분을 두고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와 KBS 내 복수노조인 3노조(공영노조)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과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에게 각종 질문을 이어갔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블랙리스트가 현재 방송파업의 주된 명분 중 하나인데 지금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이것이 정치보복으로 악용되고 있는데 과연 과거 정권에는 없었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정연주 KBS 사장 재임 당시 한 소속 PD는 사내게시판에 좌편향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해당 직원은 직무에서 배제되고 소속 팀장으로부터 '응징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성찬경 공영노조 위원장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역시 숱한 사례가 많았고, 오히려 그때는 지금처럼 단체저항을 하지 못했던 시절"이라며 "오히려 진짜 방송장악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KBS에서 30년을 근무했다는 성찬경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테러 수준의 일방적 보도를 가하는 모습을 보며 KBS가 방송국이 아니라 정치집단 같았다"고 성토했다. 그는 "기자생활 30년간 이런 언론의 모습을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권력을 두고 견제-비판하는 것이 언론이라면 (언론노조는) 왜 '흥진호 의혹', '태블릿 PC' 등 현재 문재인 정부에는 왜 대응하지 않나, 현재 정부는 견제할 수 없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같은 지적에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적폐의 상징으로 꼽히는 고대영 사장 밑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 이 상황이 부끄럽다", "고대영 사장과 그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경영진이 방송의 걸림돌"이라는 등 다소 추상적인 답변을 내놨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명확치 않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입장과 관련해 "고대영 사장이 어떤 면에서 장애가 되느냐"며 파업 명분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자 성재호 본부장은 "보도에 항의하는 기자들의 입을 막고 KBS 공정성 지수를 하락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KBS 내부 노조는 총 3개로 구성돼있다. KBS 노조,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 KBS공영노조다. 이 중 기자와 PD 구성원의 90%에 달하는 인원이 언론노조에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은 민노총 규약을 꼬집으며 언론노조 KBS 본부의 원론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노총은 ▲선거에 적극 대응할 것  ▲노동자 정치 진출 및 정당 건설  ▲국가보안법 등 반(反)민주 악법 철폐 및 미군철수 등을 목표 규약으로 적시하고 있다.

    성창경 위원장의 반격이 이어지자 민주당과 언론노조는 '노조의 규모'를 강조하며 "공영노조는 노조의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성창경 위원장이 언론노조 측 파업의 정당성을 문제삼자 사실상 협공을 펼친 셈이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우리 노조 규모에 비해 공영노조의 인력은 너무 적어서 비교 대상이 안 된다"고 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 역시 "공영노조는 20~30명밖에 안되는 것으로 아는데 오늘 이 자리에 어떻게 참고인으로 나왔나"고 연합공세를 폈다.

    이같은 주장에 한국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박대출 의원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각 당에서 1명씩 추천한 것인데 어떻게 우리가 추천한 참고인에 대해 자격을 운운하고 선정 경위를 추궁하는가"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신경민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강간범", "사람도 아니다", "지금 어디다 대고 항의하느냐"는 폭언과 고압적 태도로 인해 야당 의원들의 제지를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그러자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은 신경민 의원을 향해 "그러면 여기 계신 정의당 의원은 숫자가 적어서 국감에 참석을 못합니까"라고 받아쳤다. 이어 "우리도 엄연히 노동부에 등록된 합법 노조이고 숫자가 많아도 엉뚱한 길로 간다면 그것은 깡패집단만도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경민 의원이 사과를 거부하자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성창경 위원장을 향해 "국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고대영 사장을 자극하며 재차 사퇴를 요구했다. 유승희 의원은 "KBS가 JTBC보다 방송사 신뢰 순위에서 밀렸다"며 "후배들이 다 물러가라고 하는데 이렇게 버티는 모습은 추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강변했다. 

    이에 고대영 사장은 "추하게 살지 않았고 사익을 추구한 적도 없다. KBS 사장직에 있지만 내 재산이라고는 달랑 아파트 한 채 뿐"이라고 짤막히 대답했다.

    "현재 파업을 어떻게 보느냐"는 신상진 과방위 위원장의 질문에 고대영 사장은 "명분은 임단협을 내세웠으나 실제 요구는 경영진 퇴진으로 보인다"며 "KBS노조가 파업에서 빠진 오늘자로부터 파업은 합법에서 불법파업으로 성격이 변할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