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1kWh당 350원 누진제도…北전기요금 징수, 김정일도 실패”
  • 북한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지난 1월 금산포 젓갈공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지난 1월 금산포 젓갈공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둘러보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에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대폭 오를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정은은 한국 정부를 부러워 했을까.

    최근 김정은 정권이 전기요금을 최대 3,000배 인상하고, 주민들에게 요금을 걷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6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무료에 가까운 전기요금만 징수하던 북한이 전력계량기를 각 가정마다 달고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北평양 소식통은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이지만 요금이 워낙 싼 탓에 북한 주민들은 ‘전기 아끼면 나만 손해본다’는 생각에 흥청망청 전기를 쓰던 북한 주민들이 최근 전기를 아껴쓰려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주민들은 전력 소모가 작은 조명을 구입하고 불필요한 전기사용을 자제하는 등 ‘자발적인 절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전기요금제가 최근 누진제로 바뀌고, 요금 자체도 300배에서 최대 3,000배까지 뛰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예전에는 전력성 직원이 각 가정을 방문해서 전등 숫자, 가전제품 숫자를 파악한 뒤 ‘이 정도면 한 달에 어느 정도 사용하겠구나’하고 어림짐작을 한 뒤 1kWh당 북한 돈 0.12원의 요금을 매겼다”면서 그동안 북한의 전기요금제도가 저렴한 것은 물론 산출방식 또한 주먹구구식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해 주민들의 전력 낭비가 심해지자 김정은은 적산전력계(전기 계량기)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1kWh당 북한 돈 0.12원이던 전기요금이 35원으로 올랐고, 전기 사용량이 100kWh를 초과할 경우에는 1kWh당 350원을 징수하는 누진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의 전기요금제도 개편은 평양부터 우선 시작해 지방에서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지방에도 적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내용대로라면,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전기요금의 인상 폭이 너무 커 향후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주민들은 집이나 건물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뒤 전기요금을 내지 않으려 할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김정은 정권과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를 한 탈북자 이 모 씨는 “과거 김정일도 주먹구구식 전기요금 부과방식을 여러 차례 개선하려 시도했지만 결국 유야무야됐다”면서 “김정은이 과연 김정일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한편 이 씨는 “북한은 상하수도 요금도 식구 수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부과한다”면서 “이 또한 요금이 너무 저렴해 주민들이 수돗물을 아껴쓸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씨는 “북한 당국이 이런 사정을 모를 리가 없지만 전기계량기와 수도계량기를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돈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