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가하라 떠올라… 지배냐 몰락이냐 마지막 계파전 '격전지' 누가 나올까? 친박계 유기준·홍문종 거론… 친홍계 강한 '야성' 강조 김성태 명단에 올라
  • ▲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친박근혜)과 친홍(친홍준표)의 세키가하라가 될까. 세키가하라,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망 이후 일본 역사를 결정짓는 중대 분기점이 된 가장 중요한 전투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를 통일해 에도막부를 탄생시키고 장작 265년 통치 지배권을 잡은 전투이기도 하다. 

    세키가하라에서 맞붙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이시다 미츠나리'의 선택지는 단 두 가지, 지배권 쟁취인가 몰락인가. 

    최근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세키가하라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친박(親朴) 청산을 통한 당 개혁을 전면에 내건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 간의 충돌이 이 전투를 떠오르게 한다. 

    홍 대표는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통해 친박 청산 신호탄을 울렸다. 친박계는 예상대로 박 전 대통령 출당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친박 의원들은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서청원·최경환 의원 탈당 권유 징계안 처리와 맞물려 다음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親朴) 대 친홍(親洪)의 진검승부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한국당 의원도 이러한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홍일표 한국당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청원·최경환 의원 청산 문제가 차기 원내대표 체제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친박 핵심 인물 청산과 관련 "대표가 소집해야 하는데 정우택 원내대표 그런 표결을 하기 좀 그렇다면서 소극적이다"라며 "마침 12월 초면 원내대표가 새로 바뀌기 때문에 아마 새 원내대표 체제에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탈당하기 위해서는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국회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특히 정우택 원내대표는 다음 달이면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한 달 남짓한 임기 내에 무리한 정치적 짐을 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친박과 친홍의 마지막 계파전은 원내대표 경선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계, 마지막 반격 준비?

  •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박계 의원들은 마지막 반격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로 분류될 수 있는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할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친박계 원내대표 경선 하마평에 오르는 사람은 4선 중진의 유기준, 홍문종 의원이다. 원내대표 경선 단골손님인 나경원 의원(4선)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나경원 의원의 경우 지난 경선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아쉽게 패한 경험이 있어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관망 중이다.

    친박계 의원 중에서는 유기준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유기준·홍문종 의원 모두 범(汎)친박계로 분류되지만, 친박 색채가 적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해도 무리가 없는 인물로 지목된다. 

    유기준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 경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사전 물밑작업을 위해 최근 TK(대구)지역 의원들을 비롯한 초·재선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의원들의 결집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홍문종 의원도 강성 친박계 의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홍 의원이 추석 전부터 원내대표 경선에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친박 내 남아 있는 세력을 하나로 결집하는 게 중요한 만큼 유기준·홍문종 의원의 단일화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내부 관계자도 친박계의 마지막 반격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을 표하는 한편 유기준 ·홍문종 의원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친박 대 친홍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친홍의 선택은? 강한 '야성' 

  • ▲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홍준표 대표는 현재 김성태 의원(3선)을 원내대표 후보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 기간에도 기자들에게 "야당 원내대표는 야성을 가진 싸움꾼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치보복대책특위 단장을 맡은 김성태 의원을 거론했다. 

    홍 대표는 정치보복대책특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진전시키기 위해 전면에 나선 김성태 위원장의 결기를 높이 평가했다. 

    또 김 의원은 바른정당 복당파로서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대표로 참여했다. 김 의원이 보수 통합에 가교 역할을 한 것에 대한 공(功)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탈당이 확실시되고 있는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복당해 경선에 의지를 보일 경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꼽힌다. 원내대표 이력이 다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지금으로서는 홍 대표가 추구하는 야성을 보여줄 원내대표로 김성태 의원을 낙점한 분위기다. 

    바른정당 복당파 사이에서도 김성태 의원을 필두로 친박 청산을 완료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앞으로 홍 대표의 선택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탈당 후 복당을 기다리고 있는 의원들의 경우 홍 대표와 함께 친박 청산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바른정당 탈당파들은 "(친박청산을 위해) 수를 보태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흩어진 마음 누가 먼저 찾을까?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과 친홍의 양강 대결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사실상 온건 친박의 마음을 잡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라 하더라도 한국당 내부의 갈등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홍 대표 쪽으로 당력을 집중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낼 수 있다.

    홍 대표의 경우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나올 경우 친박 의원들의 마음을 얼마큼 확실히 얻는가가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결정적 비결은 탁월한 결집능력과 정치력이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누가 먼저 각기 흩어진 마음을 모으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