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 박근혜 출당하자마자 한국당에 '견제구'

박근혜정권 시절의 적폐청산을 화두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던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격 출당 조치하면서 수렁에서 빠져나오려 시도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눈초리다. 이에는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3일 오후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출당 결정을 평가절하(平價切下)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이 보수혁신 혹은 보수통합의 계기로 이어져 정계개편을 일으키고 국민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결정은 전형적인 뒷북 대응"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김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제명은 국정농단 책임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한 게 아닌, 정치권의 이합집산이라는 정략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로 국민을 기망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이 지금 해야할 일은 국정농단을 감쌌던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기고백을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청와대의 불법과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물타기하지 말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 역시 같은날 논평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이 자유한국당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빌미로 양당구도로의 회귀는 용납될 수 없는 국민 기만임을 명심하라"고 정계개편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행자 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버리기'에 비정함을 느낀다"며 "지난 5년 간 자유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과 공동정범이었음을 잊어버릴 국민이 있겠는가"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지난 정부 박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에 갔는가"라고 반문하며 "자유한국당이 진정 혁신하고 변화하길 원한다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돌이켜보며 국민께 진정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을 계기로 완전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아 '박근혜 때리기'의 효용이 감소한다면, 향후 이른바 '적폐청산'의 타겟을 보수정권 9년 전체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