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고영주 이사장 향해 "과대망상증 환자" 조롱... 고압적 태도 논란도
  • ▲ 27일 국회 과방위의 방문진 국감이 열린 가운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참석한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7일 국회 과방위의 방문진 국감이 열린 가운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참석한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의 불참으로 반쪽으로 전락한 가운데, 일부 참석 의원이 피감기관장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조롱섞인 발언까지 던져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MBC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주도했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에 대해 반발한 자유한국당은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하고 자리를 비웠다. 신경민 민주당 간사가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사회를 맡았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당초 국감 현장에서 여당 의원들로부터 '이사장 자진사퇴' 요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6일 방통위가 갑작스럽게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강행하면서 여당은 고영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할 이유가 없어졌다.

    다음달 2일 예정된 방문진 이사회에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결의 안건'이 올라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좌파 진영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으로 한국당 대 민주당 구도가 4대5로 뒤집히며 사실상 고영주 이사장은 2일자로 해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사퇴요구 대신 각종 질책성 발언 등으로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하지만 고영주 이사장 역시 소신(所信)을 굽히지 않는 강경한 답변을 이어가며 국감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고 이사장의 언행을 요약하면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성수 의원은 이어 MBC 여의도 사옥 매각과 관련해 고영주 이사장이 한 부동산 브로커를 MBC 경영진에게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뭘 믿고 소개했나"고 캐물었다.

    하지만 고영주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2016년도 MBC 여의도 사옥 최고 매매가는 5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4,300억원을 웃돌았고 당시 사옥을 매매하겠다고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온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시불로 4,800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은 MBC 경영진에게 연락해 "나와는 아무 관계 사람이니 혜택을 주지말고 등기이전 등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 27일 국회 과방위의 방문진 국감이 열린 가운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7일 국회 과방위의 방문진 국감이 열린 가운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럼에도 김성수 의원은 "아니 그러니까 일면식 없는 사람을 어떻게 소개해주느냐"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또한 "고영주 이사장의 사회적 판단 능력이 의심스러워 더 이상 답변을 듣지 않겠다"며 고 이사장의 답변을 끊은 뒤 퇴장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집권 이후 우리가 실제 적화됐는가"라고 말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었다면 적화의 길을 갔을 것"이라며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고 사드 배치를 안하겠다고 했던 문 대통령이 지금 본인이 소신과 반대로 행동하고 있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아울러 "MBC 운영 어려움은 파업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의 '언론장악 문건'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역공을 펼쳤다.

    이날 민주당이 고영주 이사장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며 비난전을 펼친 것과는 달리, 국민의당은 국정감사가 반쪽으로 전락한 문제와 관련해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책임을 물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이 국감에 응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 사태의 촉발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급하게 밀어붙인 정부와 민주당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세정 의원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은 상당한 논란이 예상됐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한국당이나 심지어 국민의당과도 아무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불만을 표했다.

    김경진 의원은 "집권여당이 야당과 협의를 좀 더 철저히 한 후 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했어도 늦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고영주 이사장은 정권 교체 후 좌파 성향으로 흘러가는 방송의 흐름을 두고 "상당히 인위적인 작용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자진사퇴'와 관련해서는 "어차피 다음달 2일이면 물러나게 되겠지만, 민주당 언론장악 문건 등을 봤을 때 지금 현 상황은 인위적이며 거기에 순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김장겸 MBC 사장 등 경영진을 노동법 위반으로 입건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똑같은 사안으로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 대상이 아니라고 했는데, 정권 교체 후 갑자기 이게 위법사안이 됐다. 어떤 판단이 맞는지 좀 더 봐야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