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의원 "박원순 시장이 비난했던 일이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일어나"
  • ▲ 25일 국회 국토위의 서울시 국감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25일 국회 국토위의 서울시 국감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박원순판 블랙리스트' 논란이 시작됐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간부들의 정치 성향을 구분해 인사 평가를 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SH공사에서 박원순 시장과의 친분 관계나 지지 여부에 따라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SH공사의 변창흠 사장은 박원순 시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김성태 의원은 문건 자료를 공개하며 "해당 문건을 보면 '진보개혁', '박 시장' 이라는 두 항목을 두고 1~2급 주요 간부들의 성향을 O, X 등으로 표시했는데 이는 박 시장과의 관계나 진보 성향에 따라 분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진보개혁', '박 시장' 두 항목에서 모두 X를 받은 신 모 실장과 신 모 처장 등은 한직으로 내몰리거나 보직해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두 항목 모두 O 평가를 받은 2급 팀장급 간부는 1급 처장으로 승진했다.

    김성태 의원은 "최근 해당 문건 발견 후 SH공사 직원이 박원순 시장을 면담한 과정에서 '경험이 부족한 교수의 실수니까 그냥 봐줘'라고 언급한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시장은 "이우용 SH공사 노조위원장이 10월 18일 시장실을 방문해 보여주지 않았느냐"는 김성태 의원의 추궁에 "얘기는 들었는데 사실이 확인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단 해당 문건의 존재 사실에 대해 시인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 ▲ 25일 국회 국토위의 서울시 국감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25일 국회 국토위의 서울시 국감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다만 박원순 시장은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오히려 승진한 사람도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김성태 의원은 변창흠 SH 사장을 향해 "이 문건을 누구와 작성했는가, 대답하지 않으면 위증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변창흠 사장은 "작성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변창흠 사장은 이어 "이런 게 있었다고 할지라도 인사상 불이익은 잘못 해석되거나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해당 문건의 진위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과 변창흠 SH 사장을 두둔하는 자세를 취했다.

    강훈식 의원은 "문건에 오른 인사 중 승진한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게 블랙리스트인지 화이트리스트인지 알 수 없다"고 강변했다.

    강훈식 의원은 변창흠 SH 사장을 향해 "저걸 보고받은 적 있느냐"고 물었고, 변 사장은 "보고 받은 적도 없을 뿐더러 강등제도 자체가 없다"고 호응했다.

    참다 못한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불거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이 "권력의 막장드라마고 사유화이 극치"라고 올렸던 SNS 글을 언급했다.

    김성태 의원은 "블랙리스트가 사실이라면 박원순 시장이 비난했던 그 일이 바로 박 시장 휘하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정치보복이 행해지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겠다"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