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조기 인사 등 '미래준비'에 '방점'… "31일 이사회 분수령"'그룹쇄신-개혁작업' 집중, 경영쇄신 통한 대내외 악재 다잡기 나설 듯
  • 대내외 악재로 흔들리는 삼성이 전면적인 세대교체로 조직 다잡기에 나선다. 내달 초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더욱이 제2의 도약을 위해 진행해온 '뉴삼성' 프로젝트 등 다양한 개혁작업들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작업은 오는 31일로 계획된 이사회가 기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재용의 측근이 전방에 나서고 미래전략실을 대체하는 조직이 만들어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여건이나 부정적 여론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총수 대행'으로 그룹 전반을 책임져 온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대표이사(부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경영 공백과 체제 개편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 이재용 체재 시작되나…세대교체 가속화
    권오현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던 2010년 초반 경여진에 오른 인물들이다. 권 부회장의 경우 1991년 임원으로 승진 후 2012년 부회장에 오르며 이건희 체재를 대표한다.
    실제 반도체사업을 이끈 권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신화를 완성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건희의 삼성'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세계 반도체 1위를 완성한 인재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이건희의 사람'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삼성 인사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삼성 내 계파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권 부회장의 자진 사퇴는 이건희 체재의 끝이라기 보다는 세대교체의 신호탄 정도로 해석하는게 합리적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권 부회장의 사퇴를 그룹 쇄신 의지와 개혁작업의 일환으로 평가한다. 경영쇄신을 위한 세대교체 및 혁신의지로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권 부회장은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며 "저의 사퇴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사퇴가 경영 쇄신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조기인사 등 개혁작업 본격화…31일 이사회 분수령
    삼성은 권 부회장 사퇴를 기점으로 다양한 개혁작업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정농단 등으로 미뤄진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등이 유력하다.
    오는 31일 열리는 삼성전자 이사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주주환원 정책과 권 부회장 후임자 추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내달 초 있을 인사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실무 및 글로벌 경험, 신수종사업 등에 정통한 외부인사를 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부회장을 대신할 이사회 의장에는 사외이사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등기이사가 아닌 경우에도 이사회 의장이 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외부 인재를 주요요직에 앉혀 투명경영 및 혁신의지를 강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결과가 개혁작업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에서부터 장기적인 경영 방향까지 다양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권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임기는 내년 3월로 마무리된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날 경우 책임경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한편 삼성은 세대교체 및 개혁작업과 무관하게 신수종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총수 부재로 멈춘 M&A 및 투자를 활성화해 미래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사퇴로 이재용 체재가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뤄졌던 세대교체가 시작될 가능성은 있다"며 "결국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재판과 무관하게 미래사업을 위한 준비와 조직 다잡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