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할 줄 알았는데…' 동전여론도 만만찮아與野 "해결책 고민할 문제, 비판할 사안 아냐"
  • 필로폰 투약으로 장남이 구속된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바라보는 추석민심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일방적 비판이 쏟아졌던 과거완 달리 동정여론도 만만치 않아 눈길을 끈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핵가족화가 이뤄지면서 가족에 대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했고, 혼인율이 낮아지는 사회 현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치권의 태도부터 달라졌다. 정치권은 여야 모두 이 문제에 별도 비판 논평을 내지 않았다. "남 일이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여야의 공통된 설명이다. 

    TV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동정론이 나왔다. 지난달 28일 저녁 jtbc '썰전' 에 출연한 유시민 전 의원은 "유명인 자녀가 사고를 치면 '수신제가도 못하면서 무슨 치국평천하를 하냐'는 말이 많다"면서도 "근데 자식은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박형준 전 의원도 "그 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신"이라면서 "가정과 나라가 평안해진 다는 취지인데, 이걸 기계적으로 이해해서 '가족을 책임 못 지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해석하는 건 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사인.공인으로서의 아버지 역할은 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했고, 유 전 의원도 "아버지가 정말 속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 지사가) 남들이 보면 다 부러워할 집 안인데 인간적 행복과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지역정가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는 "자식이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상정"이라고 했고, 같은 당 소속 도의회 정기열 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남경필 지사님,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 남 지사는 지난 2일 구치소 수감 중인 장남 면회를 갔다온 뒤 페이스북에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많은 분께서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계실 시간일 것 같다. 지금 큰 아들은 죗값을 치르느라 제 곁에 없습니다. 내일부터 6일까지는 면회도 안 됩니다"라며 "함께 하지도, 보지도 못하는 아들, 가슴에 비가 내립니다"라고 썼다.   

    남 지사는 7일에도 아들 면회를 갈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남 지사에게 "아드님 일로 힘드실텐데 위로드립니다. 저처럼 아이를 잃고도 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전 애끓이고 속상해할 아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얼굴 한 번 보고 껴안아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산답니다. 힘들고 불편하시겠지만 아들 더 껴안아주시고 사랑해주세요"라는 위로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가족 문제에 대한 정가의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시대가 달라졌고, 가족 구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커진 만큼 정치권도 이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변화한 것"이라며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문제지 누구 한 사람을 지탄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문에 누구도 비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이든, 지역이든 여야 없이 단 한 차례도 남 지사를 직접 겨냥한 비판 발언이 나오지 않은 건 정치인으로서보다 '아버지로서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