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北공장서 만들 때 ‘메이드 인 차이나’ 붙여왔다”
  • ▲ 2016년 2월 '매그니페코'의 기자가 북한을 찾아 '북한제'가 '중국제'로 둔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美매그니페코 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6년 2월 '매그니페코'의 기자가 북한을 찾아 '북한제'가 '중국제'로 둔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美매그니페코 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남의 나라 머리 위로 쏘기,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분탕질로 중국이 한껏 열 받은 듯하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허용하던 북한의 ‘편법’을 봐주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일 “중국 해관당국(세관당국)이 북한에서 들여오는 임가공 봉제품 가운데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기되어 있는 제품의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고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에 임가공을 의뢰해 봉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에 봉제품 가공을 맡겨 의류 생산을 하던 중국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중국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업체가 북한에 의뢰해 만든 봉제품에는 ‘메이드 인 북한’을 표기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미국,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없기 때문에 ‘메이드 인 차이나’를 표기하는 편법을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이를 허용해 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은 “그런데 갑자기 중국 해관이 이런 편법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며 “중국 업체들은 이번 일이 ‘더 이상 북한에 임가공 의뢰를 하지 말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중국 소식통 또한 “북한에 계속 임가공을 맡기려면 원산지 표기가 필요없는 중간제품까지만 가공한 뒤에 중국 공장에서 최종완성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데 인건비를 줄이려고 하는 임가공의 본래 목적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제품관리에도 문제가 생긴다”면서 중국 해관 측의 조치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이들 중국 소식통은 북한에 봉제품 임가공을 맡겨 인건비를 줄일 수 없게 된 것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큰 외화벌이 사업 하나가 또 사라지는 셈”이라거나 “중국의 독자 대북제재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 일본, EU 등에서 팔리는 중국산 의류 가운데 상당수가 북한에서 임가공 했다는 뜻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데 무관심했다는 뜻도 된다.

    실제로 2016년 2월 美패션 전문지 '매그니페코 닷컴'은 북한을 방문, 호주 스포츠 업체 '립컬(Rip Curl)'이 중국에 발주한 의류가 실은 북한 내 봉제공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후 비슷한 언론 보도가 계속 나왔고, 지난 7월에는 국제사회가 관련 내용을 기정사실화 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EU 등이 북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겠다면, 역시 중국산 제품 수입과 판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과 북한에서 제조한 상품의 퇴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