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출연 "ICBM, 보통 15~17차례 실험…아직은 레드라인 아냐""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부적절…'우발적'충돌 막기 위해 대화"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뉴시스 DB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교사로 불리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이 아직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 4일 오후 〈JTBC〉에 출연해 "9.9 절을 전후해서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안정성과 예측성, 정확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통 15~17차례 실험을 한다고 얘기한다. (아직) 레드라인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사실 미국과 공조를 아주 긴밀하게 해 왔다"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북한이 우리 대화제의에도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적 문제를 위해 대화를 하자는 것은 휴전선과 서해지역에서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 군사회담을 하자고 제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의 이같은 발언은 그간의 청와대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3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북 정책은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며 "ICBM 미사일이 재진입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이런 부분에 논란의 소지가 많고 확인된 바가 없다"고 했다.

    당초 이 설명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보다 완화된 기준이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으로 기자들을 불러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밝혔다.

    그런데 문 특보가 여기에 '15차례~17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언급한 것이다. 이후 북한이 수차례 이상 ICBM을 시험발사해도 여전히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다는 새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문정인 특보가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기 위해 레드라인을 미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 특보의 '북한과의 대화' 주장에도 비판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문 특보가 북한의 대화 거부 원인을 한미 공조 탓으로 돌리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한·미 공조 차원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 과정에서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사드 임시배치 등을 협의한 통화였다.

    특히 문 특보가 대화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남북간 우발적 충돌'을 우려한 부분도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북한의 최근 도발은 대부분 사전에 정교하게 계획된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목함지뢰 사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 군의 동선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치밀하게 계획되지 않았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도발이었다는게 군 관계자의 중론이었다.

    한편 문정인 특보가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특보는 지난 대선 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교사로 불렸지만, 지난 6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 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사드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한미동맹 깨진다? 이게 무슨 동맹"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귀국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잇따르자 "이게 무슨 큰 문제가 된다고 이러냐"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