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통화… 3개월도 안돼 머리 맞대고 '긴밀한 전략적 협의'하기로
  •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저녁, 청와대 참모진이 배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간 통화를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저녁, 청와대 참모진이 배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간 통화를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나날이 도를 더해가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개월도 안돼 다시 만나 머리를 맞대고 묘수를 찾아내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저녁 11시 10분(한국시각)부터 약 40분간 통화를 갖고,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안보 상황을 중점 협의하고, 이달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에서 다시 만나 전략적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일 새벽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한미 양국 정상이 이날 통화를 통해 논의한 대목은 △북한의 도발과 향후 한미 양국의 대응 방향 △미사일 지침 개정 등 국방 협력 △허리케인 '하비' 피해 복구 △정상회담 일정 조율 등이었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도발"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미국이 전략자산을 신속히 전개하는 등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해 도발을 억제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하며 "이를 위해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공조를 계속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 강력하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한미 양국의 NSC·외교·군사당국을 통한 긴밀한 협의가 진행돼 왔다"며 "향후에도 각급 레벨에서 빈번한 접촉을 통해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나가자"고 화답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 양국의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국방력 강화가 절실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른바 '한미 미사일 지침'을 우리 측이 희망하는 수준으로 개정한다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허리케인 '하비'의 텍사스 상륙으로 인해 휴스턴 등을 중심으로 미증유의 수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으로 이번 재난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피해 복구 노력에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순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릴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나,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한미 동맹 전반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지난 6월말 문재인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으로 미국을 다녀온지 채 3개월도 안돼 다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셈이 된다.

    이는 지난 6월말 첫 미국 순방 때, 대북 안보 문제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이 그만큼 '나이브'하지 않았느냐라는 점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사안이라 주목된다. '레드라인'에 접근하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맞서 한미 양국이 2차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