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맹비난… 홍준표 "문재인정부, 곧 무너질 수도 있겠다"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을지훈련이 진행 중이던 지난 24일 저녁 국가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 참모진과 폭탄주를 돌리며 술판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뭐가 문제냐는 태도로 빈축을 샀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국회를 찾아 추미애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는 정의용 실장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을지훈련이 진행 중이던 지난 24일 저녁 국가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 참모진과 폭탄주를 돌리며 술판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뭐가 문제냐는 태도로 빈축을 샀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국회를 찾아 추미애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는 정의용 실장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을지훈련 도중 국가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참모진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술판을 벌인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강력 비판에 나섰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국가안보실장과 1차장이 국회 예결위에 출석 중인 가운데, 남관표 2차장이 민주당 지도부 만찬에 참석해 폭탄주까지 돌렸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24일 저녁 청와대에 안보책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청와대와 여당의 술판이 벌어진 당시에도 군은 데프콘 1 상태에서 을지훈련을 전개 중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전시지휘소를 찾았지만, 여당과 청와대의 술판으로 이 정부의 안보 의식이 얼마나 허울 뿐인가 증명됐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시한 고위참모진들은 전날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폭탄주를 돌리며 만찬 회동을 가졌다.

    당시 을지훈련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특히 국가안보실장과 1차장이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있던 시점에, 2차장이 굳이 만찬에 참석해 폭탄주를 돌리며 술을 마셨다는 것은 안보 공백 상황을 야기한 것이다. 안보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날 오전 충남 천안의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속개된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12명이 민주당 지도부 12명과 (을지훈련 도중) 술판을 벌이고 있는 게 이 정부의 현실"이라며 "가장 불안한 게 안보불감증"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준표 대표는 "원래 연찬회가 있으면 같이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불러야 하는데, 을지훈련 기간 중이라 우리는 자숙했다"며 "청와대에서 술판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을지훈련 기간 중에는 술집이나 유흥가에 안 가는 게 관례인데, 청와대에서 그렇게까지 했다는 걸 보니 이 정부가 곧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임명직인 정의용 실장은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선출직이라 그나마 정무감각이 낫고 국민여론에 민감한 민주당 측은 적극 해명과 수습에 나섰다.

    정의용 실장은 이튿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이 점이 문제되자 "(데프콘 1 상태에서 군은 계속해서 훈련 중이지만 민관의 을지훈련은) 상황이 끝났다"며 "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맞섰다.

    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조치원 홍익대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도중 취재진과 만나 "한정식 밥집이었고, 전혀 술판이 아니라 저녁자리"였다며 "100일간 쉴 틈도 없이 달려온 청와대 수석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에서의 간단한 저녁"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