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청진시 317군수공장, 연간 50만 달러 목표 채우려 연일 어선 출항시켜
  • 한국 해군이 동해에서 회수한 北전마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해군이 동해에서 회수한 北전마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군수공장들은 오래 전부터 당국의 특별한 비호 아래 다양한 특권을 누려왔다. 외화벌이 과제 또한 면제 받았다. 하지만 올 들어 군수공장들에도 ‘외화벌이’를 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2017년 들어 군수공장들에게도 일반 공장·기업소와 마찬가지로 외화벌이 과제를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 앞바다에는 외화벌이에 나선 군수공장 소속 어선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며 “특히 군수공업 제2경제위원회 산하 제6국 6호 사업소 317기지 소속 어선들이 오징어 잡이에 나섰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청진시 신암구역 신진 포구와 새나루 포구, 동항과 서항에는 옥류, 매봉, 희망과 같은 대규모의 군 외화벌이 어업기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신진 포구에는 부윤 군수품 공장 317 기지가 새로 들어와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317기지는 원래 무기를 생산하던 청진시 부윤구역 군수품 공장의 부대 번호로 이곳에도 외화벌이 과제가 떨어져 어선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다”면서 “이들은 기존에 타 기관에 속한 어선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어선들을 끌어들였는데, 현재 소속된 어선은 22마력과 32마력 전마선(소형 어선) 40여 척으로 구성됐으며, 한 척 당 연간 외화벌이 목표는 2,000달러”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317기지에는 200마력 대형어선 3척도 있는데, 이들의 작업량까지 포함하면 기지 전체의 연간 외화벌이 목표는 50만 달러 선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8월 오징어 잡이철이 막바지에 이르자 317사업소의 모든 어선이 원양 어로작업에 나섰다”면서 “어선들은 연 50만 달러의 외화벌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당일치기 작업을 할 경우 출항할 때마다 증명서 검열이나 출항 허가를 받기 위해 해안 경비초소나 당국에 뇌물을 바쳐야 하기 때문에 317기지 어선들은 보통 육지에서 160km 이상 떨어진 공해상에서 한 달씩 작업을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다른 공장들과 철저히 분리돼 무기 생산만 하던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군수공장들에게 외화벌이 과제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수품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라거나 심각한 외화부족 때문이라는 등의 추측이 분분하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군수공장의 외화벌이 사업은 함경북도 청진시 이야기밖에 없다. 만약 북한 정권이 심각한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면, 이와 같은 소식이 앞으로 곳곳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