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기자회견 "박근혜는 실패, 탄핵 앞장 새누리는 잘못"
  • ▲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뉴데일리 공준표
    ▲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뉴데일리 공준표

    류석춘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위원장은 11일 "자유한국당이 이념적 가치에서 그동안 너무나 좌클릭했던 분들이 많았다"며 '우파 가치 실현'을 역설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실패는 인정하면서도 탄핵에 앞장선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정치적으로는 지난 정권과 선을 그었지만, 당이 추구하는 이념적 가치가 '우파'라는 의지는 더욱 분명히 했다.

    류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간 집권한 한국당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했다"며 "권력 자체를 획득하고 유지하는데 몰두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발전시켜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자유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또 "감옥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는 건 시체에 칼질하는 일"이라며 "당은 이미 탈(脫)박근혜 돼 있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박근혜 탄핵'을 반대한 태극기 집회를 가르켜 "제 정체성"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의견'임을 전제하고,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많은 국민들이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며 "저 또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뇌물죄를 엮으려고 하는데 구체적인 실체가 없어 검찰이 고생하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법을 어겼는지에 대한 평가가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탄핵의 본질은 정치적 실패"라며 "협조를 이끌어내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대응해야 하는 대통령이 그런 일을 잘 못했다"고 평가했다. 

    류 위원장은 그러나, 탄핵과정에서 보여준 새누리당의 행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갈등 속에서 어떤 선택과 투쟁을 해야 할지 깨달아야 할 정당이 아무런 생각 없이 쓸려 다녔다"며 "언론이 하라고 하면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따지는 건 잘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당시 새누리당에서 탄핵에 앞장서는 일을 마치 대단히 양심적인 행동으로 치켜세우는 건 잘못됐다"고 분명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류 위원장은 친박계 보다 탄핵에 찬성한 비박계 비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때문에 류 위원장을 임명한 홍준표 대표가 주장해온 ‘친박 청산’이나 스스로 주장해왔던 혁신방향과 거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류 위원장은 과거 언론에 기고한 칼럼 등에서 '단물 빨던 친박', '최순실 팔아 살아보겠다는 비겁한 인간' 등 친박계에 날선 비판을 해왔다. 

    하지만 류 위원장은 "이쪽은 이쪽대로, 저쪽은 저쪽대로 문제가 있다"며 "그런 문제들의 경중을 따질 필요가 있다"며 친박과 비박 모두가 책임 있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류 위원장의 태도는 다양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친박·비박 모두에게 돌림으로서 '청산 불안감'에 휩싸인 친박 의원들의 불안감은 일부 해소하겠다는 게 첫 번째 포석이다. 

    또 반대로 지나친 좌클릭을 꿈꾸는 비박계 의원들을 동시에 견제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홍준표 대표가 예고한 '양당제 국회'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제1야당 한국당이 특정 계파의 편을 들어서는 오히려 분열을 일으켜 군소정당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벌써 혁신위원장 임명에 대해 친박계의 강한 반발이 벌어지고 있는데, 류 위원장이 노골적으로 친박계를 겨냥할 순 없었을 것"이라며 "반대로 류 위원장도 진정한 혁신을 위해선 비박계의 예봉을 꺾을 필요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류석춘 위원장의 기자회견 전문 및 일문일답이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으며> 

    정당의 존재 이유는 권력을 획득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권력을 획득하는 이유는 그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10년간 집권해 온 자유한국당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가치의 추구와 실현보다는 권력 자체의 획득과 유지에만 몰두해 왔습니다.그 결과 자유한국당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보다는 권력을 이용한 개인과 집단의 이익과 영달에 함몰되어 유권자를 외면한 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망각하고 말았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가치를 대변하고 구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또한 당대의 가치는 당대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짐은 물론 다음 시대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기능해야 합니다.지금부터 자유한국당은 1948년 어려움 속에 탄생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힘들게 지키며 발전시켜 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하루 빨리 정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 마침내는 자유통일을 이룩하며 미래 세대로 하여금 위대한 대한민국을 물려받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바로 이 가치의 실현에 정당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고자 합니다.정당의 권력 획득이라는 목표는 이를 이룩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 혁신의 목표는 당을 이러한 가치의 실현을 위한 조직으로 환골탈태 시키는 작업입니다.자유한국당 당원 여러분은 물론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기대합니다. 

    저 개인 그리고 앞으로 혁신에 동참해 주실 분들 모두 이러한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가치의 실현에 일조한 보람을 안고 최대한 빨리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준표 대표가 혁신위원장 맡겼다. 어떤 부탁을 했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홍준표 대표를 몇 번 봤다. 처음엔 완곡하고 마지막엔 어느 정도 단호하게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와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당과 대표의 철학과 맞는지 확인했다. 그게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 그래서 이 자리에 왔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그것은 일로서 보여드리겠다." 

    -국정농단을 혁신하러 온 분께서 한 매체와만 인터뷰를 했다. 유감이다. 이에 대한 해명을 부탁한다.

    "해명까지 할 일은 아니다. 어느 언론과 인터뷰를 할지는 제 선택이다. 많은 언론이 있고 그 언론이 경쟁적으로 제게 접근한다. 지금 제가 뉴스 만드는 사람으로 중요한 자리에 온 것을 잘 알고 있고, 언론도 그것을 잘 알고 접근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언론과 어떤 발언을 할지는 제가 선택하는 것이다. 제가 가진 정국에 대한 생각을 밝힐 수 있는 지면을 최근 3년 동안 특정매체를 통해서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제가 혁신하는 데 '특정매체만 끼고 돌아야겠다'는 차원에서 특별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당직에 임명을 받고 이 소식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나 생각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특정매체를) 선택한 것이다."

    -공동기자회견을 앞두고 특정매체하고만 인터뷰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알고 있다."

    -혁신위원회의 인선 방향은 어떻게. 

    "지금 구체적인 인물까지 말할 수준은 못 된다. 다만 혁신 가능한 철학과 (혁신 가능한) 위치에 있는 분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당의 어떤 기득권과 연계돼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은 배제할 생각이다." 

    -인적청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  

    "특정매체 칼럼을 통해 제가 실명으로 문제제기를 한 분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미 제가 가진 소신이 공개됐다. 때문에 더 이상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입장은 아니다."

    -인적혁신의 범위는 어떻게. 

    "(인적혁신을)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혁신위원회에서 의견을 수렴해서 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진 생각이 머릿속에 있지만 그것을 밝혀서 앞으로 참여할 혁신위원들이 부담 갖게 할 생각은 없다. 혁신위원이 몇 명이 될지 모르지만 참여할 분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결론을 보여드릴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일로 보여주겠다는 게 기사다. 제가 준비한 글 첫 문단에 있다. 정당은 추구하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존재한다. 지금까지의 활동이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당해야 한다. 한국당은 대한민국 우파와 시민사회 우파 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또 원내 100석 이상 가진 중요한 진지다. 이 진지에서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이 모여 있어서 오늘날 우파가 궤멸했다고 생각한다. 이 우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장으로 당을 바꾸겠단 게 제 각오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분들을 혁신위원으로 모셔서 당을 그렇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이지 않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가. 

    "우파의 가치를 실현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당 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다고 보는가. 

    "많다. 일을 해서 결과로 보여주겠다." 

    -바른정당도 '보수의 본산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한국당이 '보수 본진'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우선 바른정당을 만든 분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사실 저는 그 당을 직접 책임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책임 있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제가 정치평론을 많이 하고 바른정당의 구성원이나 이혜훈 대표, 유승민 지난 대선 후보의 발언 등을 보면 좌클릭하는 정당이다. 구체적으로 경제민주화 이런 데 중요한 정책적 우선순위를 둔다. 저는 경제민주화가 우파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복지는 필요한 사람에게 복지를 제공해야 하는 거지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복지 수혜를 받는 정책은 우파 정당이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차별화 될 것이다. 물론 국민이 그 선택 중에 어떤 것을 좋아하고 지지해 줄지는 국민이 판단할 거다. 그동안 한국당이 그런 이념적 가치에서 너무 좌클릭 해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정책을 다 재검토해서 버릴 건 버리고, 지킬 건 지키고 그렇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보수 우파) 가치에 맞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문제인데 사실 지금까지 정당에 깊이 관여한 적이 없다. 예컨대 출당시키거나 보직을 안 주거나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은 당헌·당규를 공부하고, 현실정치에서 여러 경험 있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적정한 수준에서 (해나가겠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평가할 수는 없다. 가장 책임이 큰 상징적인 분들부터, 앞으로 잘할 수 있겠다고 하는 분들까지 여러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문제가 계속 나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한국당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문제는 오늘 특정매체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실패 속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만 있는가.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과거 새누리당은 잘했느냐는 문제를 따져보면 당에서 일방적으로 감옥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는 것은 시체에 칼질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한국당이 '박근혜당'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진 영향력이 1%라도, 털끝만큼이라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사실 이미 '탈(脫)박근혜' 돼 있다. 

    사실상 당에서 감옥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조치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나.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뇌물죄를 엮으려고 하는데 (구체적인 게) 없어서 검찰이 고생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의 실체로 들어가면 구체적으로 어떤 법을 어겼는지에 대한 평가가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탄핵'이라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억울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탄핵의 본질'은 어떻게 평가하나. 

    "탄핵의 본질은 '정치적인 실패'다.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을 활용해 본인의 가치를 실현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당과 정부, 관련된 사람과 조직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대응하는 것들에 대해 여러 가지 총체적인 결정을 가장 높은 자리에서 선택해야 할 대통령이 그런 일을 잘 못했다." 

    -앞서 말한 것과 거리가 있는 설명이다. 

    "무슨 거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실정법을 위반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예컨대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맞은 게 법적으로 문제가 될 일은 아니지 않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으로 야당과 여당 일부에서도 공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것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궁극적으로 져야 한다." 

    -그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 치고는 '과하다'는 것인가. 

    "그렇다." 

    -국정농단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혁신을 통해)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국정농단'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국정실패'라고 생각한다. 국정농단은 국정을 견제하는 사람들의 표현이다.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언론이 다 받아준다. 이것도 우리나라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을 반영하는 단어라고 본다. 농단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그럼 한국당은 왜 혁신하는가.

    "그런 정치적 혼란과 정치적 갈등의 한복판에 있어야 할 한국당이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선택과 투쟁을 해야 할지 깨달아야 할 정당이 아무런 생각 없이 쓸려 다녔다. 언론이 하라고 하면 그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언론이 도배하며 주장했던 사실이 틀렸던 게 역사적으로 많다. 멀리 가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읍발언' 가까이로는 2008년의 광우병 파동이 그렇다. 우리나라 전체가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죽는다고 난리쳤다. 지금은 그게 전부 거짓말이란 사실이 다 알려졌는데 그 당시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자, 언론에 책임 있는 사람들, 일선 기자들 중 아무도 자기 잘못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게 말이 되는 나라냐.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안 되니까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시작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혼선을 겪었다. 그와 비슷한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도 있다. 하지만 당시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한 대통령을 보좌한 집권여당, 당시 청와대 책임자들, 관련 부서 책임자들, 언론사들 다 문제라고 생각한다. 언론도 반성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을 옹호하는 발언도 많이 했다. 그럼 탄핵이 부당하다는 기조를 유지한 채 한국당을 혁신하는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제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모르는 일이다.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당시 대선 후보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보내서 대통령에 당선시킨 정당이 지금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에서 탄핵에 앞장서는 일을 한 게 마치 대단히 양심적인 행동을 한 사람으로 치켜세우는 것은 잘못됐다. 당에서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저는 그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우파적 가치를 제대로 체화시키고, 또 체화된 가치를 통해 이제부터라도 권력을 왜 차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목표를 공유하고, 공유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탄핵 사태 때 새누리당의 모습은 지리멸렬했다. 그걸 바로잡겠단 것이다." 

    -혁신 과정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는 것을 기조로 깔고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지금 말한 건 개인 의견이다.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앞으로 참여할 혁신위원들이 있다. 그분들과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서 입장을 정리하겠다. 지금 말하는 것은 당연히 제 개인의 의견이다. 물론 개인이란 건 혁신위원장 맡은 개인을 의미한다. 그러나 혁신위는 여러 위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견해 많이 있을 거다. 다만 저는 태극기집회에 열심히 나갔다. 제 정체성을 참고로 밝히겠다. 그런데 그때 제가 느낀 언론의 부당함 중 하나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의 참여인원을 비교하면 촛불집회는 12월 중순부터 태극기집회의 인원수에 압도됐다. 태극기집회 숫자가 훨씬 많았다. 그런데 언론이 이걸 사실 보도 하지 않았다. 저는 언론을 믿지 않는다. 언론이 무관의 제왕이란 건 옛날이야기고 흘러간 타이틀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파적 위상을 위해 기사를 왜곡할 수 있는 게 우리나라 언론이란 사실을 잘 안다. 한국당이 가진 국회 100석 이상의 진지를 이용해 그런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꾸겠다." 

    -탈당 후 복당한 이들이 인적쇄신의 대상인가. 

    "이쪽은 이쪽대로의 문제가 있고, 저쪽은 저쪽대로 문제가 있다. 그 문제들의 경중을 따질 필요가 있다. 어떤 것 때문이라고 100%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런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기준은 한국당이란 정당이 어떤 가치를 실현하려고 존재하느냐다." 

    -기자회견문에서 '자유통일을 이룩하겠다'고 했다. 자유통일의 구체적인 방향은. 

    "정권을 잡아야 한다. 정권을 잡기 전에는 말로만 할 수밖에 없다. 정권을 잡아야 한다. 자유통일을 책임지고 이룩하려면 자유한국당이 집권당이 돼야 한다. 그런 여당 될 수 있도록 제가 일조할 것이다." 

    -평소 '건국절 법제화' 및 '국정교과서'를 주장했다. 정책혁신에 이 부분이 반영될 것인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됐다. 또 국정교과서는 지금까지 교과서에 문제가 있어서 그걸 바꾸려는 방법 중에 당시 여건을 고려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잘못된 것을) 바꾸려면 국정교과서로 가야만 했다. 내용의 실현을 위해서 선택한 수단이 국정교과서다. 예를 들어 교과서에 전태일은 여러 번 나오는데 정주영이나 이병철 안 나온다. 이런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당의 혁신위원장을 하면 국정교과서로 바꿔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책적 선택으로 밀고나갈 처지는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제 희망대로 환골탈태시킨 한국당이 그런 문제에 전투력 있게 대응하길 기대한다." 

    -혁신위가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가. 

    "공천 개입에 대한 판단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전투력 있게 나가서 지금까지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기본 골격이 갖춰지면 현장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데 뛰어들지 않겠다. 아마 저는 전사할 것이다. 제가 원하는 당으로 바꾸기 위해서 여러 문제를 겪다보면 상대방과 같이 논개같이 빠져서 같이 죽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만 살아남고 상대방은 다 섬멸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개혁이 쉽지 않다. 같이 죽어야 한다. 같이 죽을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 

    -한국당 당원 여부와 입당 계획을 말해달라. 

    "현재 당원은 아니다. (또) 당에 가입할지 여부는 '제가 원하는 당'이 되면 가입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입하지 않겠다." 

    -홍문표 사무총장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바른정당과 합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현실정치의 구체적 현안들에 대해 무엇이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아까 말했듯이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는 게 제 일이다. 그 원칙과 대의가 갖춰지면 그 다음에 전투현장에서 (치러지는) 하나하나의 전투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선택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하나 당부하자면 오늘 특정매체와의 단독인터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출발부터 기분이 나빴던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특별한 이유 없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이번 한번만 관대히 봐 달라. 그리고 제가 하는 일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질책해 달라. 애정 없이 극우로 몰아가지 말아 달라. 앞으로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