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호 前39호실 간부 등 주장 종합하면, 러시아에서 연 30만 톤 이상 석유 수입
  • 2016년 10월 상업용 위성이 촬영한 北평안남도 남포항 일대의 석유저장시설. 1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 ⓒ美RFA 관련기사-구글 어스 캡쳐.
    ▲ 2016년 10월 상업용 위성이 촬영한 北평안남도 남포항 일대의 석유저장시설. 1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 ⓒ美RFA 관련기사-구글 어스 캡쳐.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수단으로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 차단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2017년 들어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1일 “러시아 연방세관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러시아의 대북 석유수출액이 약 230만 달러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20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올해 4월까지 러시아가 북한에 수출한 석유는 4,100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600톤보다 150% 가량 증가했다”면서 “러시아 관세청 분류로 석유 제품은 2709 ‘원유’, 2710 ‘원유를 제외한 석유’를 뜻하는데, 수출제품의 96%가 ‘원유를 제외한 석유’였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한에 수출한 석유제품은 중유, 모터유, 유압용 기름, 윤활유 등이었다고 한다. 원유는 165톤, 7만 6,000달러가량에 불과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따르면 ‘항공유’와 ‘제트 연료’는 원칙적으로 대북수출금지품목이지만 원유와 원유 이외 석유제품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며 “항공유 또한 인도적 목적인 경우에는 판매·공급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석유 수급에 차질을 빚자 러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기름 운반선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북한의 동부 지역 항구들을 꾸준히 오간다”는 英‘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인용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과 인터뷰를 한 김경술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석유수입 가운데 러시아 비중은 크지 않았는데, 1분기에 이를 100% 이상 늘린 것은 중국으로부터 석유제품 수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해 수입선을 다원화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美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일부 지원을 중단하면서, 그 빈 자리를 러시아가 채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부족한 석유를 러시아에서 충당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도한 내용은 러시아 세관의 공식통계 자료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을 들으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실제로 수입하는 석유와 관련 제품량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해외안보연구기관은 2015년에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50만 톤의 석유제품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고, 지난 6월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 인터뷰를 한 전직 노동당 39호실 간부 리정호 씨는 “북한은 싱가포르 회사를 활용해 매년 20~30만 톤의 석유제품을 러시아로부터 몰래 수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추정하면, 북한은 매년 중국으로부터 70~80만 톤, 러시아로부터 30만 톤 이상의 석유 및 관련 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