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에 기 못 폈지만… 홍준표 체제 타고 순풍 가능성
  • 자유한국당 홍준표 신임 사무총장. 그는 바른정당의 '탈당파' 의원이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신임 사무총장. 그는 바른정당의 '탈당파' 의원이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그간 친박계가 주요 요직을 차지했던 자유한국당이 비박계인 홍준표 신임 대표 선출을 계기로 조금씩 변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탈당파'중 한 사람인 홍문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맡으면서 비박계의 당내 역할이 커질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3일 홍준표 신임 대표를 선출한 뒤 체제가 바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5일, 홍 대표는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것을 신호탄으로 지난 6일에도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탈당파인 홍문표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을 비롯, 이번 인선을 통해 김명연 의원이 전략기획부총장, 김대식 동서대학교 교수가 여의도 연구원장에 임명됐다.

    이 인선은 비박계에 반감이 적은 인사들이라는 평이 많았다. 김명연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당내 계파 갈등이 일 때마다 자중을 요구해온 인사다.

    친박계는 즉각 반발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7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1인 지배의 인치시대는 지났다고 본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친박계로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한 바 있는 홍문종 의원 역시 "부산 출신인 이종혁 최고위원을 임명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한 배를 탔던 친박계와 홍 대표가 다시 대립한 셈이다.

    비록 홍 대표가 지난 7.3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72.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하지만, 그가 친박계와 부딪친다면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내에서 친박계의 위상이 아직 건재해서다.

    친박계는 비록 탄핵정국을 거치며 그 세력이 줄었다고는 하나 원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공천된 인물 중 최대계파가 친박계였다. 바른정당과 분당을 통해 비박계 인사들이 당을 떠난 점을 감안하면,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친박계와 크게 각을 세울만한 인물 자체가 흔치 않은 셈이다.

    반면 홍 대표는 스스로 지난 19대 대선 과정에서 "저는 조직이나 계파가 늘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외로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홍 대표와 친박계 간 갈등이 심화되면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격언에 따라 친박계와 확실한 대립구도를 형성했던 인물들을 가까이 당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의 친박계 의원들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 신청을 한 인사들의 복당 문제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대표는 징계상태에 있는 친박계 의원의 징계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일괄 승인했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보수 대통합'을 내세운 홍 전 대표로서는 바른정당의 사정을 잘 아는 탈당파 의원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탈당파' 의원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바른정당과 역할론을 말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바른정당을 탈당하면서 관계가 많이 틀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바른정당 관계자는 "컨텍 포인트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탈당한 의원들의 면면을 볼 때 보수를 전부다 모을 수 있는 인사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