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 정상들, 北 매우 위협적… 안보리 조치에 폭넓은 합의"
  •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한국시각)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가 세션 종료에 따라 폐막하면서, 정상회의가 열렸던 메세컨벤션홀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한국시각)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가 세션 종료에 따라 폐막하면서, 정상회의가 열렸던 메세컨벤션홀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G20정상회의 폐막과 함께 채택된 정상간 공동선언문에 북한 관련 문안이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리트리트 세션과 1세션이 끝난 뒤, 논의 결과를 취재진에게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북한 문제를 별도로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이 또한 큰 성과의 하나라는 입장이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17년 G20정상회의가 8일 오후(한국시각) 폐막했다.

    폐막과 함께 채택된 정상간 공동선언문은 △적법한 무역보호수단의 역할을 인식하는 동시에 보호주의를 배격 △WTO 등의 역할을 평가 △철강 과잉공급 감소 촉구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를 주목하면서, 여타 회원국은 협정 이행을 선언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전반적으로 미국과 다른 국가 사이의 이해상충하는 내용들이 교묘하게 표현된 가운데, 회원국들 사이에서의 합의점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이 만찬회동을 하면서 합의했던 G20정상회의 공동선언에 북한 관련 문안을 채택하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의장국의 기자회견을 통해서 북한 문제가 언급되는 성과를 거뒀다.

    의장국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정상 외에 배석자 없이 진행됐던 세션에서의 논의 결과를 8일 오전 취재진 앞에서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오늘 우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고 언급했다.

    메르켈 총리는 "직접 영향을 받는 한국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급했으며, 동 권역의 다른 국가 정상들도 그렇게 했다"며 "이 문제를 논의한 모든 정상들이 이러한 전개가 매우 위협적이라고 큰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든 참가국 정상들이 유엔안보리의 역할을 지적했다"며 "유엔안보리가 북한의 새로운 결의 위반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번 위반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데 대해서 폭넓은 합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6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한독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관련 내용 공동선언 채택 요구에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회원국들이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과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된다는 것을 기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었다.

    이날 메르켈 총리의 브리핑 중 북한 문제 논의 언급은 이 '기술적 표현'의 한 범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큰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애초에 공동선언 채택을 시도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 관계자는 "G20은 세계경제와 관련한 내용만 다루기 때문에, 북한 관련 내용을 공동선언에 넣는 것은 시작부터가 가능하지 않았다"며 "의장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구두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사항"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리의 바람으로는 결과문서(공동선언)에 담기거나 별도의 의장성명으로 나오는 것이었지만 의장이 재량으로 이 정도로 말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G20에서 정무적인 사안을 논의하고 결과문서에 담아내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는 "메르켈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그런 말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한독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라며 "메르켈 총리에게 협조를 당부했는데, (메르켈 총리의 기자회견 중의 언급이) 상당히 구체적이라 이 정도면 의장의 구두성명에 준하는 내용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