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발사 초기 IRBM으로 평가…ICBM 인정 후 NORAD “美본토 위협 안 돼
  • 北선전매체들이 공개한 '화성-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실제 사거리는 7,000km 안팎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선전매체들이 공개한 '화성-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실제 사거리는 7,000km 안팎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라면서 “이제는 지구상 어디든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미군의 시각은 조금 달라 보인다. 북한의 ICBM이 매우 위험한 무기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美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은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美AP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의 ‘화성-14형’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하면서, 美국방부의 반응도 함께 전했다.

    美AP통신은 “美태평양 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 37분 동안 비행한 뒤 동해 상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美북미방공사령부(NORAD)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美본토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美AP통신에 따르면, 美태평양 사령부는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계속하는 한편 북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에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은 확고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美정부나 우주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화성-14형’ 탄도미사일은 ICBM이기는 하나 북한에서 쏠 경우 알래스카와 하와이 제도 일부, 괌 등 서태평양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지만, 美본토를 겨냥한다고 했을 때는 탄두 무게를 줄여도 美서부 워싱턴州에 겨우 다다를 수준이라고 한다.

    실제 美본토 대부분을 사정권에 넣으려면, 최대 사거리가 1만 5,000km는 돼야 한다. 북한 원산을 기점으로 시애틀이 8,100km, 샌프란시스코 8,600km, L.A.가 9,000km, 시카고 1만km, 워싱턴은 1만 1,000km 떨어져 있다.

    알래스카 앵커리지는 5,600km, 하와이 호놀룰루는 7,100km 거리에 있다.

    하지만 해리 해리스 美태평양 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이란 등 ‘반미 국가’와 공유하려 노력 중이라는 점 때문에 “머지않아 미국에 심각하고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또한 미군 수뇌부의 의견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英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지난 4일과 5일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 나타난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가 북한이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중국산 대형 트럭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화성-14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쓴 TEL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대형 목재 운반용 8륜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