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은 미국의 선제적 군사 대응을 부르는 招待狀이 될 수도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취할 수 있는 대북 조치에 관해서는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동복 /전 국회의원, 북한 민주화포럼 대표
  • 김정은의 북한이 4일 아침 이른바 ‘화성 14호’라고 스스로 명명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축포(?)를 터뜨리자 한국의 방송은 이 날 이같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보도하면서 “ICBM 발사 성공…대화 모드에 악재 쏘아 올린 북한”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북한의 성공적(?)인 ICBM 시험 발사가 고작 문재인(文在寅) 정부가 뜸을 들이고 있는 대북 대화 무드(?)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정도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조야(朝野)가 보이고 있는 반응은 그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있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이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는 흐름이
    급격하게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CNN 방송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미사일 도발을 자행했다. 이제 트럼프는 무엇을 할 것인가?”(North Korea brings missile threat to the U.S.: What does Trump do now?)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도발 행위를 보도했고,
    인터넷 Yahoo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날 김정은을 향하여 “이 자가 자기의 목숨을 걸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는 것이냐?”(Does this guy have anything better to do with his life?)라고 분노를 터뜨리는 트윗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언론은 “문제는 북한의 김정은이 이제 미국인들로 하여금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데 대해 공포감을 갖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역설적이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앞으로 트럼프가 취할 수 있는 대북 조치에 관해서는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트럼프로 하여금 “군사적 대응 이외에는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체념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6월30일 워싱턴에서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때 “북한 정권과의 ‘전략적 인내’는 이미 끝장이 났으며, 솔직하게 말해서, 더 이상의 ‘전략적 인내’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던 트럼프는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그가 공들 들였던 중국 시진핑(習近平)의 대북 설득 노력도 이미 파장(罷場)을 맞이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더구나, 트럼프는 국내 정치 차원에서 대통령 선거전 후보 당시 러시아의 선거 개입 관련 의혹에 겹쳐서 주류 언론과의 나날이 격화되는 불화로 인하여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탄핵논의마저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핵 문제에 관하여 군사적 대응이라는 결정적 승부수(勝負手)를 둠으로써 정치적 위기 탈출의 기회를 포착하는 국면전환(局面轉換)에 대한 유혹(誘惑)을 강렬하게 느끼고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지구상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다”는 말로 미국 본토 도달 능력을 과시(誇示)한 북한의 이번 소위 ‘화성 14호’ 시험 발사 성공 주장은 가뜩이나 ‘진주만’과 ‘9·11’의 악몽(惡夢)을 지니고 있는 트럼프의 미국으로 하여금 “‘선제 타격’ 방식으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파괴, 제거함으로써 북한이 공언(公言)하는 대미 핵 공격을 예방하여 미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자위적 군사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하는 ‘초대장’이 될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