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치료 핑계 대고 귀가…어떤 노동당 간부 아들, 집에서 ‘군 복무’하기도
  • 일반적인 북한군의 모습. 이들 대부분은 평범한 주민들의 자녀들이다. ⓒ北전문매체 자유북한방송 제공.
    ▲ 일반적인 북한군의 모습. 이들 대부분은 평범한 주민들의 자녀들이다. ⓒ北전문매체 자유북한방송 제공.


    2016년 말 기준 한국의 의무 병역 기간은 21개월, 군 복무를 하게 되는 현역 판정 비율은 91%에 달한다. 북한의 의무 병역 기간은 남자 10년, 여자는 3년이다. 한국에서는 기득권층 자녀들이 21개월 군 복무를 기피하는 일이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노동당 간부 자녀들 대부분이 10년이 넘는 군 복무를 대놓고 기피해도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일 “북한에서 노동당 간부 자녀들이 이런저런 핑계로 군 복무를 기피하는 일을 당연시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노동당 간부 자녀들이 군복무를 기피하는 현상은 이제 사회적 추세가 됐다”면서 “시, 군, 구역 인민위원회나 행정위원회 간부만 돼도 그 자녀들은 군 복무를 피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진시 신암 구역 행정위원회 노동과 지도원 박 모 씨의 아들이 입대한지 두 달 만에 귀가했다”며 “군 입대가 한창인 4월이 지나 5월에 입대한 것도 모자라 지금은 병 치료를 구실로 집에서 놀고 있다”는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병 치료를 목적으로 귀가한 박 지도원의 아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며 “그 아들이 날마다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노동당 간부 자녀들도 모두 그런 식으로 군복무를 기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일부 노동당 간부 자녀들은 병 치료를 구실로 주기적으로 부대와 집을 오가다가 결국 ‘감정 제대(의가사 제대)’를 받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제대를 하면 나중에 노동당 간부나 정치 간부가 되기는 어렵지만 무역일꾼이아 행정 간부가 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노동당 간부 자녀들의 군복무 기피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10년이 넘는 군복무를 하면서 건설현장이나 농사 같은 힘든 노동에 내몰리는 일반 주민들 자녀들과는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함흥시 시당위원회 간부의 한 자녀는 입대 1년 만에 제대했다”면서 “6개월의 신병훈련 기간 동안에 2번의 휴가를 보내고, 자대에 배치되자마자 집에서 군 복무를 했다”고 실제 있었던 사례를 제시했다.

    소식통은 “이 자는 한 달에 한 번 부대에 다녀오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체했다”며 “이런 현상이 마치 노동당 간부들의 특권인 것처럼 해석되면서, 군복무를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한국군에서도 과거에는 장병들을 강제로 동원해 각종 공사를 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1980년대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환경이 나아졌다.

    반면 북한은 2014년 9월 기존에 남자 10년, 여자 7년이던 군복무를 각각 13년, 9년으로 연장했다가 2016년 12월 다시 10년, 5년으로 줄였다.

    북한은 입대한 남녀 장병들을 군부대가 아니라 여명거리, 수력발전소 등 각종 건설공사 현장에 강제로 투입하고 있다. 일부 탈북 장병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주요 화기를 사용한 사격 훈련이나 전차 기동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