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불러일으킨 사드 문제 전혀 거론 안돼… 대북 접근 "단계적이고 포괄적으로"
  •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새벽(한국시각)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의 공동언론발표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새벽(한국시각)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의 공동언론발표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미국 순방의 하이라이트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뢰와 우의'를 얻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대범하게 '지갑'을 열었다.

    최근 한미 관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던 사드 배치 문제는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제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대북 '단계적 접근법'에 관해서도 일정 부분 지지를 얻어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새벽(한국시각)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으로 언론에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부담스러워하며 의제에서 제외하고자 했던 현 정부의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북 접근 방식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만 '단계적 접근법'을 못박지 못하고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라고 말하는 등 표현이 다소 조심스러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에서 해결해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은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와 우의'를 쌓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초청해주고 따뜻하게 맞이해준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나 사이에는 깊은 신뢰와 우의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발표의 대부분을 통상 문제에 할애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나 우리나라의 LNG 초도 주문량 등은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 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굉장히 심각한 자동차와 철강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를 미국에서 팔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들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나아가 "이번 달에 셰니어(에너지 회사)가 LNG 초도 물량을 한국에 보내는데 그 거래량은 25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며 "장벽을 없애고 시장 진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도 '상호호혜'와 '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언급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수용의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국민 모두가 호혜적인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며 "고위급 전략협의체를 만들어, 과제들을 함께 풀어갈 구체적인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