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좀비 뮤지컬 '이블데드'가 9년 만에 돌아온다.

    호러와 코미디가 결합된 이색 뮤지컬 '이블데드'는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영화 '이블데드' 시리즈 중 1·2편을 무대로 옮긴 것으로, 2003년 토론토에서 초연됐다.

    캐나다의 크리스토퍼 본드가 연출하고, 배우로 토니상 3회 수상에 빛나는 힌튼 배틀이 공동연출과 안무를, 토니상을 수상한 무대 디자이너 데이브드 갈로가 오리지널 무대를 디자인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첫 선을 보였으며, 당시 B급 코미디 좀비 호러 뮤지컬이라는 독특하고 신선한 장르, 우비를 입고 피를 뒤집어쓰는 '스플레터 석'을 마련하는 등 획기적인 연출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재연에는 초연 때 호흡을 맞춘 임철형 연출과 서병구 안무가가 다시 참여하며, '헤드윅'의 이준 음악감독이 합류해 원작의 재미는 그대로 살리고 코믹적인 요소를 더했다. 또, 초연과 변함없이 좀비들이 객석에 침입해 피를 뿌리는 '스플레터 석'을 준비했다.

    임철형 연출은 28일 오후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첫 연출작이었던 '이블데드'를 9년 만에 다시 하게 돼 정말 좋다. 초연의 경험을 토대로 모든 에너지와 집중력을 발휘해 재연에 임하고 있다"며 소감을 말했다.

  • 이야기는 방학을 맞아 숲속으로 여행을 떠난 5명의 대학생들 우연히 오두막 지하실에서 '죽음의 책'과 녹음테이프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호기심에 테이프를 틀자 잠들어 있던 악령이 좀비로 부활하면서 주인공 애쉬는 이들과 필사의 대결을 벌인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온화한 매너의 훈남으로 악의 처단자가 되는 '애쉬' 역은 김대현·강동호·박강현이 출연하며, 애쉬의 절친이면서 유난히 여자를 밝히는 '스캇' 역에는 조권·우찬이 연기한다.

    신의정·김려원은 야망있는 고고학자 '애니'와 스캇이 꼬신 백치미의 '셀리'로 분해 상반되는 캐릭터 1인2역을 연기하고, 애쉬의 여자친구 '린다'는 정가희·서예림이 맡는다. 애쉬의 괴짜 여동생 '셰럴'에는 허순미·송나영이 분한다.

    '별이 빛나는 밤에' 이후 2년 만에 뮤지컬로 복귀한 조권은 "작품이 재미있고 음악이 좋아서 출연하게 됐다. 좀비물과 관객과의 소통, 밀접함이 어떻게 무대 위에 펼쳐질지도 궁금했다"며 "모든 배우들의 캐릭터가 각각 개성이 넘쳐서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열심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 뮤지컬 '이블데드'에서 엽기발랄한 넘버는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주인공 애쉬와 스캇이 좀비로 변해버린 여동생과 여자친구를 차단하고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부르는 '조낸 퐝당해'는 초연 주인공이었던 조정석이 최근 열린 팬미팅에서 부르기도 했다.

    임 연출은 "일반적인 작품보다는 조금 더 과감하고 유치한 방법을 선택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영화 '라라랜드'의 명장면, 드라마 '도깨비' 메인 OST 등 각종 패러디들을 곳곳에 배치해 웃음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라이트 신이라고 할 수 있는 '네크로노미콘'에서는 EDM 음악과 조명, 피가 연상되는 컬러풀한 색감 등을 통해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냈다"며 "같은 스타일의 넘버가 하나도 없다. 음악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개막한 뮤지컬 '이블데드'는 9월 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문의 1544-1555.

    [사진=뉴데일리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