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재건 기치로 패당정치 끝내야 주사파 세력 맞설 수 있어"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그는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해 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그는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해 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우파 재건'을 기치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와 대립구도를 형성, 박근혜 정부 이후 실종됐던 보수를 새롭게 모으겠다는 것이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18일 "자유대한민국의 이념과 정신을 바탕으로 운명을 함께하는 가치집단,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녕을 우선시하는 정책정당으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기득권에 급급한 이익집단, 자신의 권력과 안위만 추구하는 웰빙정당, 비전도 대안도 없는 무능한 정당은 이제 안 된다"며 "집권여당의 안이함이 우리를 분열시켰지만, 패배의 고통은 다시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보다는 정책이 강한 야당, 비판보다는 대안이 우선인 야당을 만들겠다"며 "목숨 바쳐 지켜내고 피땀 흘려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가 정권의 입맛대로 훼손되고 왜곡되는 것을 결코 방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 전 지사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보수를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 보수가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수정당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선을 그은 것처럼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도 비슷한 입장을 취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가 있고 총선이 있다"며 "국정 파탄세력과 결별하지 않고는 이 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은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 등이 있어 일찍 끝나지 않는데, 재판이 오래가면 이 당이 '부패세력, 적폐세력, 박근혜 잔류당'이 될 수밖에 없어 이후 선거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홍 전 지사는 "지난 노무현 정부는 엉겁결에 집권해 우파와 타협했지만 지금 집권하는 것은 주사파 세력"이라며 "전대를 통해 우리 당이 바뀌지 않으면 이 당은 떠내려간다"고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출마해 24%의 득표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당초 자유한국당내 기대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친박계를 중심으로 홍준표 책임론도 불거졌다. 확장성이 부족해 지지율 상승이 영남권에 갇혔다는 지적이었다.

    홍 전 지사가 '패당 정치'를 되풀이해 언급한 것도 이때문으로 풀이된다. 홍 전 지사는 "친박들이 몰려서 비박들을 핍박하고 몰아붙이고, 정권 내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뒷조사하다보니 이명박 측의 반란이 결국 탄핵으로 정리가 된 것"이라며 "결국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가져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파당을 지어 나라를 폐쇄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라고 꼬집했다.

    그는 끝으로 희망도 제시했다. "한국 정당들은 (지지율)복원력이 빠르다"며 "정당 구성원들이 복원에 대한 투철한 의지만 있으면 상상을 초월하게 빨리 일어날 것"이라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날 정당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을 새로운 '새보수의 아젠다'를 제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