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조디아제핀' 과다 복용으로 '기면(嗜眠·deep sleep)' 상태에 빠졌던 아이돌그룹 빅뱅의 탑(본명 최승현·30)이 입원 사흘 만에 정신을 차렸다.

    탑의 어머니는 8일 오후 이화여대 목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탑을 면회하고 나온 뒤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게 "탑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탑의 모친은 전날까지 "탑의 상태가 좋지 않은데 언론에선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고 있다"며 '잠이 덜 깬 상태'라는 경찰 측 발표를 불신하는 입장을 취해 여론의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이날 탑의 모친은 '아드님과 눈을 마주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해 사실상 탑이 의식을 회복했음을 알렸다.

    탑의 상태가 호전됐다는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제4기동단 중대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대장은 "탑은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나도 알아봤다"면서 "지금은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탑의 치료를 맡고 있는 이화여대 김용재 신경과 교수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탑에게 자극을 주면 눈을 떴으나 10초 이상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고, 주치의인 이덕희 응급의료과 교수는 "지금 환자의 상태는 일반적으로 잠에서 막 깬 상태보다는 상태가 심각하다고 보시면 된다"고 밝혀 탑이 여전히 '깊은 수면'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모친의 주장을 들어보면 탑은 '기면 상태'를 벗어나 의식이 상당히 돌아온 '회복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탑은 지난 5일 오후 10시경 신경안정제 계통의 처방약을 먹고 잠이든 뒤 이튿날 오전에도 깨어나지 않아 인근 이화여대 목동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