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연 변전소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승모 씨…“교회 도움 받았다” 자랑이 화근
  •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종교인들에 대한 탄압과 단속을 강화했다. 사진은 2014년 2월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전도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종교인들에 대한 탄압과 단속을 강화했다. 사진은 2014년 2월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전도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해지면서 북한의 편집증적 행태가 더욱 심해지는 듯하다. 최근에는 중국에 있는 친척을 만나고 온 주민을 간첩으로 몰아 체포했다고 한다. 친척이 종교인이라는 이유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에 있는 친척을 방문했다 돌아 온 양강도 혜산시 위연동의 한 주민이 간첩죄로 체포됐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6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6월 3일 혜산시 위연동에 사는 60대 주민이 간첩 혐의로 도 보위국에 체포됐다”면서 “중국에 있는 친척을 만나고 돌아온 지 사흘째 되는 날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해당 주민이 도 보위부원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위연역 앞에서 직접 보았다”면서 “당시 위연역 앞에는 ‘보천보 전투 승리 80돌’을 맞아 삼지연을 향해 떠나려던 ‘백두산 답사 행군대’ 3,000여 명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간첩으로 몰린 주민은 족쇄를 차고 포승줄로 몸을 묶은 상태로 위연맥주공장 뒤편에 있는 마을에서 끌려 나왔다고 한다. 이 주민은 도 보위부원에게 끌려갈 당시 입술이 터지고 눈두덩은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였다고 한다. 또한 한쪽 다리도 불편해 보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간첩 혐의로 끌려간 주민은 위연 변전소에서 일하다 지난 3월 말 정년퇴직한 ‘김승모’로 알려졌다”면서, 그의 나이가 올해 만 61세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승모’라는 주민은 정년퇴직 후 장마당에서 중고 옷장사를 하는 아내를 돕기 위해 중국 지린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안도市에 있는 친척집을 찾았다고 한다.

    중국에 갔다 온 김 씨는 동네 사람들 앞에서 “친척들이 교회를 다니는데 그곳 목사가 신도들로부터 중고 옷을 많이 거둬 줬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누군가가 도 보위부에 밀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현지 반응이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도 보위부에 그동안의 행적을 빠짐없이 보고해야 하는데, 김 씨는 보위부에 보고할 때 친척들이 교회에 다닌다는 것과 교회 목사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간첩죄로 몰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김일성 집권 때부터 외부 인사 가운데서도 종교인과의 접촉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기독교의 경우에는 목사, 전도사, 신자로 적발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김정은의 경우에는 종교인뿐만 아니라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과 접촉하는 것 자체에 대해 상당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