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라마단 기간에 무고한 사람 죽이는 행위" 강력 비난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교가에서 31일(이하 현지시간) 테러조직 ‘대쉬(IS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자폭테러가 발생해 최소 90명이 숨지고 400명이 다쳤다. 사진은 폭발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알 자지라' 보도영상 화면캡쳐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교가에서 31일(이하 현지시간) 테러조직 ‘대쉬(IS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자폭테러가 발생해 최소 90명이 숨지고 400명이 다쳤다. 사진은 폭발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알 자지라' 보도영상 화면캡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 중심가에서 31일(이하 현지시간) 차량 자폭테러가 발생해 최소 90명이 숨지고 400명이 다쳤다.

    아랍권 위성 뉴스채널 ‘알 자지라’ 등 외신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번 테러는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테러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차량 자폭테러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駐아프간 독일 대사관 앞 잔바크 광장 부근에서 발생했다. 잔바크 광장 주변은 세계 각국 대사관이 몰려있는 곳으로 평소 경비가 삼엄하나 폭발 당시는 출근 시간대여서 차량 통행량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폭 테러범은 자살폭탄조끼를 입은 채 소형 유조 트럭을 몰고 와 폭발시켰다고 한다. 폭발 충격으로 차량이 있던 자리에는 5m 넘는 깊이의 구덩이가 생겼다고 한다.

    이 자폭테러로 폭발 현장에서 가장 가까웠던 독일 대사관의 아프간 경비대원이 숨졌고, 49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프간 보건부에 따르면 사상자 대부분이 민간인이라고 한다. 여성과 어린 아이도 포함돼 있다.

    부상자 중에는 英‘BBC’ 방송 기자 4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차량을 타고 현지 사무실로 가던 중 봉변을 당했다. 운전을 맡은 아프간 국적 모하메드 나치는 현장에서 숨졌다.

    한국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한국시간) “현재 아프간을 방문 또는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 25명의 인명피해는 없다”면서도 “駐아프간 한국대사관 관저 창문 및 직원숙소 천장 등 일부 손상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폭발 여파로 다친 것으로 추정되는 부상자가 후송되고 있는 모습.ⓒ'알 자지라' 보도영상 화면캡쳐
    ▲ 사진은 폭발 여파로 다친 것으로 추정되는 부상자가 후송되고 있는 모습.ⓒ'알 자지라' 보도영상 화면캡쳐

    현재 아프간 정부와 주요 외신들은 이번 자폭테러가 테러조직 ‘대쉬(ISIS)’의 소행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테러범들은 거룩한 기간인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임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알 자지라’는 소식통을 인용, “사망자 수는 100명, 부상자 수는 500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혈이 낭자한 날”이라고 보도했다.

    테러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의 공식 발표도 없다. 다만 테러조직 ‘대쉬’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는 아랍권 ‘알 마야딘 TV’의 보도가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테러 직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탈레반’ 또는 테러조직 ‘대쉬’ 소행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알 자지라’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테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고 한다.

    美‘CNN’ 방송은 미국에 대한 ‘대쉬’의 보복 공격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은 4월 13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州에 있는 ‘아프간 대쉬’ 본거지에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라 불리는 ‘GBU-43’을 투하했다.

    당시 공격으로 ‘대쉬’ 대원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쉬’는 이후 보복 테러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美‘CNN’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8,000 여명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군 6,0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NATO는 병력 증원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