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권-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 취임 전후…美대중 첩보망 붕괴 상태
  • 美뉴욕타임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美CIA의 중국 내 협력자 20여 명이 中공산당에 의해 암살 또는 투옥됐다고 보도했다. ⓒ美뉴욕타임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뉴욕타임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美CIA의 중국 내 협력자 20여 명이 中공산당에 의해 암살 또는 투옥됐다고 보도했다. ⓒ美뉴욕타임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국에서는 1998년부터 일어난 ‘대공수사인력 대숙청’ 사건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재임 중이던 시절이다.

    美‘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내 CIA 협조자 20여 명 이상이 中공산당 정권에 의해 암살 또는 투옥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美‘뉴욕타임스’는 “중국에서 일어난 CIA 협조자 숙청은 지난 10년 사이 최악의 사건 가운데 하나였다”는 CIA 전·현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中공산당 정부가 2010년부터 중국 내 CIA 협조자(Source) 20여 명을 찾아내 암살하거나 투옥했다”고 전했다.

    美‘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건은 2010년 12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됐고 2012년 말까지 계속됐다고 한다. 당시 中공산당 정권의 지시를 받은 공안기관과 정보기관들은 최소한 12명의 CIA 협조자들을 죽였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은 中정부 청사 앞마당에서 현관으로 들어서다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총기 암살을 당했다고 한다. 전직 CIA 관계자들은 이 사건을 두고 “中공산당 정권이 자국 내 CIA 협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건의 징후는 2010년 당시 CIA가 中공산당 정권 내에서 인재 채용을 담당하던 공산당 고위 간부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CIA는 이때 “中공산당 간부는 부패해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게 됐다고 한다.

    이후 2010년이 끝날 무렵, CIA가 공급받던 中공산당 내부 첩보가 말라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1년 초에는 中공산당 내에서 가장 중요한 협조자 한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이때부터 FBI와 CIA는 최고의 방첩요원들로 합동 수사를 시작했다. 합동 수사팀은 버지니아 북부에 비밀 사무소를 두고, 中공산당 내부에서 들어오는 첩보가 줄어든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합동 수사팀의 작전명은 ‘꿀 오소리(Honey Badger)’였다고 한다.

    ‘꿀 오소리’ 팀은 中공산당 내부 협조자들의 문제에 대해 수사와 분석을 시작했지만, 사라지는 협조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났다고 한다. CIA 내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 주재 美대사관(현지 CIA 사무실)에서는 중국 내 CIA 협조자 전원에 대한 상황 점검을 시작했다고 한다.

    수사 초기 ‘꿀 오소리’ 팀의 일부는 中공산당 정권이 CIA와 협조자 간의 암호통신을 해석해 가로챈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다른 한 편에서는 CIA 내부에 반역자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놨다고 한다. 하지만 CIA와 FBI는 둘다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논쟁은 “왜 중국 첩보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느냐”는 오바마 정부의 무시무시한 전화 한 통으로 일단락 됐다. 어디서 첩보가 새는지 찾는 것이 최우선 순위가 됐다. 이후 ‘꿀 오소리’ 팀의 방첩 담당자가 배신자로 의심되는 협조자 한 명을 찾았지만 증거가 부족해 풀려났고, 그는 지금도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 美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CIA 중국 내 협력자들은 2010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美CIA 중앙 복도 로고-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美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CIA 중국 내 협력자들은 2010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美CIA 중앙 복도 로고-위키피디아 공개사진.


    美‘뉴욕타임스’는 “이 사건들로 미국의 중국 내 첩보활동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첩보망 자체까지 노출되는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 사건으로 잃은 美정보기관의 중국 내 첩보망은 舊소련 스파이로 부역했던 前CIA 요원 ‘알드리치 에임스(1994년 검거)’와 前FBI 요원 ‘로버트 한센(2001년 검거)’에 의해 소련에서 입은 피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전직 CIA 관계자들의 평가도 인용했다.

    美‘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당시 美정보 기관과 사법기관들은 큰 충격에 빠졌으며, 내부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당시 일각에서는 “CIA 내에 中공산당 첩자(Mole)가 있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中공산당의 지시를 받은 외국인 해커가 CIA 내부의 비밀공작요원 명단을 훔쳐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후 지금까지도 中공산당 정권이 중국 내 CIA 협조자들을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결론짓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 내 협조자들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CIA의 대중 첩보망은 괴멸되다시피 했고, 문제의 원인도 못 찾자 또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고 한다. CIA 내부에 반역자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과거 美국가안보국(NSA)에서 첩보 유출이 있었을 때 대만 정보기관에서 일하던 中공산당 스파이가 원인이었던 사례를 제시하며 설득력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CIA는 요원들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것이라며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FBI 일각에서는 중국 내 CIA 협조자들이 ‘스파이’로써는 낙제점이어서 中공안기관이 알아챘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CIA 협조자들이 항상 같은 길로 다니고, 항상 같은 장소에서 CIA 요원과 접선하는 등 中공산당의 방첩기관을 우습게보고 안이하게 행동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식당에는 도청장치가 설치돼 있으며, 서빙을 하는 종업원 가운데 中정보기관 요원이 숨어 있음에도 기밀을 말하는 등의 부주의한 행동을 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CIA 협조자들을 비판했다고 한다.

  • 中공산당 정보기관 '국가안전부(MSS)' 청사. 허베이省 우한市에 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 홈페이지 캡쳐
    ▲ 中공산당 정보기관 '국가안전부(MSS)' 청사. 허베이省 우한市에 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 홈페이지 캡쳐


    美‘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이 일로 인해 美첩보망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지적하며 “이 사건을 통해 中공산당 정권은 자국 내 美스파이망을 철저히 분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美‘뉴욕타임스’는 “CIA는 중국 관련 첩보의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있지만, 서방 정보기관들이 중국 내에서 협조자들을 포섭하고 첩보망을 구성하는 것이 어려워, 그에 걸맞은 활동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CIA 전직 간부는 “中공산당은 외국 스파이를 붙잡거나 그들에 협력하면 결국 사형을 선고하기 때문에 협력자를 포섭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美‘뉴욕타임스’는 “반면 미국 내에서 中정보기관의 협력자 포섭은 2011년과 2012년부터 지금까지도 더욱 빈번해지고 치밀해졌다”고 지적했다.

    美‘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때부터 CIA에 협력했거나 근무하다가 떠나는 중국계 미국인 수가 예전보다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아시아 지역에서 근무하다 CIA 본부로 복귀하는 것을 거절하고 현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업을 하며 살겠다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中정보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2013년에는 FBI와 CIA가 中정보기관에 의해 한 CIA 요원이 무력화됐고 이로 인해 손실을 입었음에도 ‘어떻게 무력화 했는가’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2016년에는 FBI가 美국무부 직원인 ‘캔디스 마리 클레이본’이 수 년 동안 민감한 기술 정보와 국무부 정보를 中정보기관에 넘기는 대가로 해외여행 접대를 받거나 아이폰, 노트북, 현금 등을 받은 사실을 적발해 검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 2016년 11월 청와대 앞에 몰린 중국인 관광객들. 중국인은 해외관광도 中공산당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11월 청와대 앞에 몰린 중국인 관광객들. 중국인은 해외관광도 中공산당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뉴욕타임스’의 이 보도는 中공산당 정권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안이한지, 방첩 수사와 대북 첩보수집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또한 中공산당이 시진핑을 총서기로 추대하면서부터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中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MSS)’는 마오쩌둥 시절부터 ‘저인망식 첩보수집’으로 유명하다. 이는 덩샤오핑, 장쩌민이 집권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곳곳에서 찍는 사진은 모두 中정보기관에도 수집된다고 봐야 한다.

    중국은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자유롭게 떠날 수 없다. 中공산당으로부터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하며, 유학생이나 해외 취업자들은 해당국 주재 중국 대사관에 자진 신고를 하고 평상시에도 ‘지도’를 받아야 한다. 해외로 이주해 국적을 바꿨다고 해도 中공산당의 지배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15만 명의 중국인 귀화자와 1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생활하는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中공산당 첩보망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간주하는 것이 논리적이다.